주인을 병이 나게 하는 데는 때릴 필요도 없었지요. 서방님은 캐서린 아씨의 손에서 열쇠를 빼앗으려고 했어요.
그러나 아씨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난로 속으로 던져 넣었어요. 그러자 에드거 서방님은 몸을 덜덜 떨면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어요. 아무리 해도 그 격정을 참을 수가 없었고 고통과 굴욕이 한데 뒤섞여 기진맥진했지요. 서방님은 의자 등에 기대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어요.
"아! 세상에! 옛날 같으면 이 정도 용기로도 기사가 됐을 텐데! 그래요. 우리가 졌어요. 우리가 졌어! 히스클리프는 왕이 생쥐 떼에게 군대를 보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에겐 손가락 하나도 대지 않을 거예요. 기운 내요. 다치지는 않을 테니까! 당신 같은 사람은 양 새끼가 아니라 젖먹이 토끼 새끼예요." 캐서린 아씨가 소리쳤어요.
"이 젖내 나는 겁쟁이를 남편으로 둔 행복을 즐기기를빌어, 캐시! 당신의 취향을 치하하지. 나보다도 이렇게 침흘리고 벌벌 떠는 녀석을 좋아하는 취향 말이야! 이런 녀석은 주먹이 아니라 발로 뻥 차줘야 속이 후련하겠는데.
그가 울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무서워서 까무러치려고 하고 있는 거야?"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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