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학과 교수인 티 응우옌 C. Thi Nguyen은 좋은 컴퓨터 게임이 적절하게 제공하는 무수한 작은 문제들을 우리가 해결할 때 느끼는 ‘애씀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다. 게임 세계가 점점 복합적으로 발전한 지난 수십 년 동안 응우옌이 말한 ‘행위 능력의 예술 The Art ofAgency‘과 같은 것이 생겨났다. 이것은 말하자면 수동적으로 수용하는소비가 아니라 자신의 행위 능력 (‘Agency‘라는 단어의 가장 좋은 번역이 아닐까 한다)의 범위와 자질에 대한 예술 형식이다. 또는 자기 수용의 공감에 대한 예술 형식이라고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게임은 까다로운 도전을 넘어서 그러한 도전에 프레임과 서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블록을 정렬해야 하는 테트리스와 같은 고전적인 몇 가지 캐주얼 게임(간단한 조작으로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 옮긴이)을 제외하고는 가장 초기의가장 단순한 컴퓨터 게임에서도 그 속의 우주를 향해 가는 동안 적어도 하나의 명제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게임은 이름에서 이미 내러티브를 알 수 있다. 즉 외계의 침략자로부터 지구를보호해야 한다는 내러티브다. 배가 고픈 팩맨은 유령에게 쫓긴다. 그리고 슈퍼마리오는 구원 마스터플롯에 따라 여자 친구를 고릴라 동키콩에게서 구해야 한다. - P203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지도 앱을 실행시켜 ‘구텐베르크로드 GutenbergRoad‘를 검색해보라. 그리고 될 수 있는 대로 스트리트뷰Streetview 상에서 임의의 한 지점 거리 일부, 건물 전면 등 여러분이 원하는지점을 선택하고 스크린샷을 찍어본다. 이제 여러분이 좋아하는 소셜 미디어 앱을 열고 아무런 코멘트도 쓰지 않고 이미지를 공유해보라. 이상한 느낌이 드는가? 그 느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한 작은 마을인 제퍼슨타운의 거리 사진은 아마도 여러분의 자기 서사와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이 사진은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며, 여러분의 연락처나 프로필에 아무런 서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아무에게도. 인류 역사에서 스마트폰만큼 강력하고 수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 기기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어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담겨 있는 넘쳐나는 무한한 정보와 활동을어느 정도 의미 있고 유용하게 선택하기 위해 이야기하는 원숭이인우리는 가장 효과적으로 의미를 마련해주는 도구, 즉 ‘스토리‘를 이용한다. 우리는 인풋과 아웃풋을 곧바로 스토리 속에서 생각할 수밖에없다. 그리고 하나의 사진을 올리는 것도 자기 서사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이러한 사진들은 낯선 나라의 황량한 거리 사진이 아니라 우리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가장 즐겨 이야기하는 대상을 찍은 사진이다. 우리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우리가 가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 P210
아주 평범한 예로서 맛있는 음식 사진을 들 수 있다. 얼핏 보면 우리 눈에는 음식 사진만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디지털 청중시선으로 확장해서 보면) 쾌락주의, 차별, 소셜 미디어 특유의 부분 대중과의 놀이가 담긴 자기 서사를 보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발화 행위는 우리가 어떻게 보여주려고 하는지, 우리가 해당하는 상황에 대해어떤 행동을 취하는지를 보여준다. 말하자면 스마트폰은 이야기하는 원숭이인 우리가 글자나 그림문자, 사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코멘트를 달고 반응하는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매체가 현재와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계속 추가되는 각각의 이미지는 끝없는 영웅 여정의 한걸음 한 걸음을 나타낸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휴대전화는 자기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우리 자아의 연장된 팔이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 (‘미디어는 메시지다 The Medium is the Message‘)은 이러한 휴대전화를 ‘인간의 확장‘ 혹은 ‘우리 자신의 확장‘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그는 라디오와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를 이미 그러한 물리적 확장으로 보았다. 즉 그는 텔레비전으로는 우리의 시력이, 라디오로는 듣는 방식이 확장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스마트폰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주도적으로 장악하고 결정적으로 확장했다. - P213
스마트폰은 현재의 의사소통 매체라는 기능 외에도 기억 아카이브 Memory Archives 이기도 하다(무엇보다 클라우드Cloud에서). 우리는 소셜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에도 많은 사진과 메시지, 메모, 영수중 등 디지털로 문서화할 수 있는 우리 존재의 거의 모든 측면, 말하자면 우리의 모든 스토리를 저장한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서사적 자아를 형상화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이는 한편으로는우리와 우리 삶의 사진을 거의 무한대로 찍고 저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삶에 대한 시각적 서사를 비롯한 다른서사를 다른 사람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선택권을 통해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스마트폰이 없어도 PC나 태블릿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우리와 매우 가까이에 있다. 이를테면 아침에 눈을 뜨고 알람 시계를 끌 때도 옆에 있고, 잠을 자러 갈 때도 옆에있다. 출산할 때도, 때로는 장례식에도 지니고 있으며 결혼식에는 늘지니고 있다. - P214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위계적 성질을 가지지도 않고 억압적인 제재 모델에서 생겨나지도 않은 힘은 소셜 네트워크라는 거울의 방에서사용자의 촬영된 신체에도 작용한다. 이 힘의 뛰어난 특징은 위압적인 세계성에 있으며, 이와 동시에 우리를 감정적으로 의존하게 만들도록 설계되었다. 플랫폼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최대한 자주, 최대한상호작용하면서 머물도록 매우 정밀하게 프로그램화된 네트워크의중독성 있는 설계 Addictive Design 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이러한 정세는모든 능동적 사용자의 매일 매일의 활동을 포착하는 ‘신자유주의적디지털 판옵티콘 Panopticon‘13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실생활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온라인으로 전파하고 있으며, 나아가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러한 실생활을 평가 및 활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윤을 지향하는 플랫폼의 콘텐츠로서 이미지는 시장논리의 제약을 따르는 자원이 된다. 그 결과 우리는 온라인에서 서사규칙에 순응하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을 지탱하기 위해 자신을변경시킨다. - P220
우리가 기존의 (자기) 서사의 일관성을 위해 견지하는 가장 흔한인식의 왜곡은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것 또는 다른 사람들이 믿어야 하는 것을 믿으며 그에 따라 모든 정보를 분류한다. 렐로티우스도 프린스 모노룰루도 어느 정도 이러한 확증편향을 사용했다. 우리는 우리의 확신과 상충하는 지식보다 우리의 견해와 의도를 뒷받침하는 지식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말하자면 우리 자신은 적어도 모순투성이인 세상을볼 때는 서사적으로 매우 좋지 못한 판단을 내린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는 최고의 사기꾼이다. 우리가 개인적이라고 생각하는 선호도조차 사회학적, 경제적 허구다. 우리는 사후에 과거를 회상하며 인과관계를 만들어 ‘나는 그것을 진즉에 알고 있었다‘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사후판단편향, 혹은 잠복성 결정론 Creeping Determinism 이라고 부른다. 사회학자 던컨 와츠 Duncan Watts에 따르면 사후판단 편향은 특히 이례적인 큰성공이 관찰될 때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다. 더 특별한 성공일수록 그 성공 스토리는 더 훌륭하고 논리적이어야 한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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