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는 가는 곳마다 모든 사람에게서 추하고 악한 모습을 봤지. 엄마는 미쳤던 거야? 아니면 선지자였어? 어느 쪽이든 난 엄마처럼 되는 걸 견딜 수 없어. 무서워, 소중하고 진실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감각을••••• 완전히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 P371
달이 그립다. 고독이 그립다. 멕시코에서는 누구든 다른 사람이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누가 혼자 자기 방에 들어가 책을 읽으면 다른 누군가가 그 사람이 혼자란 걸 알고가서 같이 있어준다. 샐리는 혼자 있는 적이 없다. 밤에는 샐리가 확실히 잠들 때까지 내가 곁을 지킨다. 죽음은 안내자가 없다. 죽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죽음이 어떨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 P378
어느 날 밤, 그가 간 뒤 엄마가 집에 들어와 나와 같이 쓰는 방으로 들어왔다. 엄마는 술을 마시며 울다 일기장에 무언가 휘갈겨 - 말 그대로휘갈겨- 썼다. "엄마 괜찮아?" 내가 마침내 묻자 엄마는 내 뺨을 때렸다. " 너 엄마한테 그 말 하지 말랬잖아!" 그러고 나서 엄마는 화내서 미안하다고 했다. "엄만 그냥 업슨가에 사는 게 싫어. 네 아빠가 나한테 보내는 편지는온통 그 군함 이야기야. 그걸 배라고 하지 말라는 이야기고 그런 데다 내삶에서 유일한 로맨스는 난쟁이 전등 세일즈맨이고!" 지금은 그게 웃기게 생각되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엄마는 가슴이미어지듯 흐느껴 울고 또 울었다. 내가 엄마 등을 톡톡 두드리자 엄마는 몸을 움찔했다. 엄마는 누가 몸에 손대는 걸 혐오했다. 그래서 난 그저 창문 방충망으로 새어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에 드러난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엄마가 우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엄마는 철저히 혼자였다. 내 동생 샐리가 그렇게 울 때 혼자이듯이. - P380
아침에 눈을 뜨면 나는 그의 품에 안겨 있고, 목에는 그의 입술이, 허벅지에는 그의 손이 닿아 있곤 했다. 하루는 해가 뜨기 전 눈을 떠보니 그가 늘 있던 곳에 없었다. 방 안이조용했다. 수영하러 갔나 보다.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가보니 맥스가 변기에 앉아 있었다. 그는 검게 그을린 스푼에 무언가를 녹이고있었다. 싱크대에는 주사기가 놓여 있었다. "안녕," "맥스, 그게 뭐야?" "헤로인."
이상은 이야기의 결말처럼 들린다. 어쩌면 시작처럼 들릴지도 사실 그 순간은 앞에 놓인 오랜 시간의 한 부분이었을 뿐이다. 그 강렬하고 선명한 색채의 행복감에 젖어 산 시간과 그 추악하고 무서웠던 시간.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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