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이전의 문화 -오로지 서사적으로 물려받은 지식, 범신론과정령 신앙에 따른 세계 모형, 협력과 조정에 강하게 의존하는 최대 150명의 개인으로 구성된 사회 집단을 지닌 문화에서 이야기는 이타심과 공평함을 통해 함께 어울리고 최적의 문제 해결을 통해 나란히 앞서 나가며 근본적인 창조 신화와 인과성 신화를 통해 세상을헤쳐가는 기능을 수행했다. 이 마지막 기능을 통해 오늘날 중동의 초기 문자 문화에서 놀라울 만큼 유사한 서사 구조와 규범을 가진 최초의 종교가 발생했다. 그 후 기원전 500년경에 오늘날의 그리스, 특히 아테네와 에게해 주변의 도시국가에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개인의 발견이다.
스토는 이 현상의 근원을 무엇보다 그리스의 지형에서 찾는다. 즉 가파른 해안으로 깊은 틈이 많아 넓은 평야에서의 농업처럼 집단기반 활동보다는 개인 위주의 생업 (어업, 올리브오일 생산, 무역)이 더 적합하다. 스토는 "고대 그리스에서 이 세상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립이었다. 개인의 자립이 성공의 열쇠였기 때문에 전능한 힘을 가진 개인이 문화적 이상이 되었다."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최초 문화의 하나로서 명성, 완벽함, 위신과 같은 현대적 가치를 추구하려고 했다. 스토에 따르면 "그들은 자신을 상대로 싸우는 전설적인 경기인 올림픽을 만들었고, 50년 동안 민주주의를 실천했으며, 자기 자신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나르시스의 이야기에서 감당할 수 없는 자기애를 경고해야 했다. 폭군, 운명, 신의 변덕의 노예가되지 않고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기의 힘의 장소가바로 개인이라는 구상은 혁명적이었다." - P141

그런데 이러한 서사적 자기 고행은 무엇을 위해서일까? 함께 어울리면서 앞서기 위해서다To Get Along and Get Ahead. 그렇게 하면 가혹할 정도로 부당한 상황을 나름대로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었다. 중세 봉건 계급사회에서는 대다수 사람이 소수의 엘리트 계층인 귀족과 성직자에게 예속되었다. 또한 언제든지 질병에 걸려 죽거나 굶주리거나 더 강력한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었다. 고난과 기도로가득 찬 짧은 삶은 이미 특권이었다. 그러한 시대에는 부당함과 양립•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했다. 기독교의 기원은 노예 신분의 사람들에게 완벽한 스토리였다. 이승에서 희생하면 내세에서 보상받는다는 스토리는 기발한 착상이었다. 고통을 통해서만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놀랍게도 그들은 고통을 훨씬 더 잘 감당할 수 있게 된다. 크나큰 고통 속에서 순종하는 것, 바로 이것이 함께 어울리고 나아가 앞서 나갈수있는 핵심 능력이었다. - P144

이와 비슷한 시기에 고대 그리스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던 세계 반대편의 한 학자는 그 당시의 고행에 대해 매우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즉 완만한 언덕과 넓고 비옥한 평야에서 마을 전체 지역이 협력하여 급수와 수확에 힘쓴다면 쌀과 밀을 훌륭하게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윌 스토는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이 세상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을 성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고개를 숙이고 하나의 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집단 통제 이론은 자아의 집단적 이상으로 이어졌다. "중국 철학자 공자는 『논어』에서 ‘우월한 인간‘은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덕목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러한 사람은 ‘우호적인 조화를 증진하고 균형과 조화의 상태가 완벽하게 지속되도록 한다.‘ 이러한 특성은 7천 킬로미터 떨어진 아테네에서 보였던 것과 완전히 반대였다. 그리스인에게는 주된통제 수단이 개인이었다면 중국인에게는 집단이었다.  - P145

이러한 현실 경험 차이로부터 서로 다른 서사 형식이 생겨났다. 그리스 신화는 일반적으로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시작, 중간, 끝(위기, 싸움, 해결)이 그것이다. 종종 영웅의 주요 역할은 끔찍한 상대와 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간계나 힘으로 상대를 정복하는 것이다. 이는 한 명의 용감한 사람이 정말로 모든 것을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전달하는 개인주의 선전과 다름없다. 반면 중국 동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공동체에 봉사함으로써 지위를획득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결말은 크게 비극적이지도 행복하지도않다. 한국의 심리학자 김의철 박사는 중국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열린 결말이라고 본다. "중국 이야기에서는 결코 답을 얻지 못한다. 결말도, 해피엔딩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한 가지 물음이 남는다. 이것이 이야기의 재미다. 개인에 초점을맞춘 동양의 이야기에서 영웅의 지위는 일반적으로 집단과 관련된 방식으로 획득된다." 아시아에서는 희생하는 사람이 영웅이 된다. 회생하는 사람이 가족과 공동체, 국가를 보살핀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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