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가 오직 욕망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혐오도일정한 역할을 한다. 비록 이 책이 욕망의 진화에 주로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욕망이 부재함으로써 짝짓기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즉 유전적 친족에 대한 성적 끌림이 부재함으로써 생기는 친족 회피 (incest-avoidance)현상이 그것이다. 사회학자 에드워드 웨스터마크가 1891년에 낸 명저「인간 결혼의 역사에서 이 현상을 처음으로 기록했다." 이후 유전적친족에 대한 성적 혐오를 웨스터마크 효과(Westermarck effect)라 부르게되었다. 거의 세계 보편적인 이러한 혐오를 만든 선택압으로 두 가지를들 수 있는데 바로 동계교배(同系交配, inbreeding)에 따른 손실과 이계교배(異系交配, outbreeding)에 따른 이득이다. 동계교배는 해로운 열성 유전자쌍을 지닌 자식을 낳기 쉬우며, 따라서 이들 자식들은 지능이 낮거나 선천성 이상을 안고 태어날 확률이 높다. 이계교배는 유전적으로 보다 다양한 자식을 생산하므로 기생체와 병원균에 맞서 싸우기 유리하다. - P543
사회적 삶에서 짝짓기의 중심적 위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복잡하고 정교하며, 때로는 불가사의한 짝짓기기제를 조각해 냈다. 우정의 맺음에서 경쟁자에 대한 비방까지, 명성의 추구에서 살인 충동까지 이르는 성공적인 짝짓기를 향한 탐사는수많은 인간의 노력 중에서도 단연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언어의진화는 유혹, 유머, 구애, 성적 농담 등에 쓰였던 언어적 신호에 기댄다.
큰 동물의 사냥과 이를 위해 필요했던 신체적, 심리적 진화가 배우자에게 구애할 때 다량의 자원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전쟁은 배우자를 얻고, 그들을 지키는 데 필요한 자원을 얻기 위한 노력에서 부분적으로진화했다. 문화적 창조 활동에 대한 욕구조차도 잠재적인 배우자에게적응도를 신호하려는 노력에서 진화했을지 모른다." 우리의 해부학적, 생리적, 심리적, 문화적 전통은 우리의 원시 인류 조상들의 짝짓기 성공과 실패에 의해서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어떤 사회적 관계도 짝짓기의 손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남성은여성의 미소를 잘못 읽어 성적 착취로 한 걸음 나아간다. 여성은 남성의 헌신 신호에 회의적으로 반응하여 성적 희생물이 되는 것을 피한다. 아버지는 딸을 호위하여 딸의 배우자 선택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딸은아버지를 조작하여 자신이 원하는 남자와 결혼하려 한다. 남녀 모두 기만적인 신호를 구사한다. 남성과 여성은 ‘그냥 친구‘로 지내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는다. 동성 친구가 때때로 트로이의 목마로 돌변한다.
웃는 얼굴 뒤에 배우자 밀렵의 의도가 숨어 있다. 때때로 다행히도 우리는 평생을 함께하는 사랑을 찾는다. 개인들의 모임으로서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에 짝짓기가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하나의 종으로서 우리가 누구인지 짝짓기가 정의해 준다. - P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