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지위와 자원은 여성이 처음에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여성이 남성을 붙잡기 위해 쏟는 노력의 강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질투라고 부르는 방어는 항상 존재해 온 성적 탈선이나 정서적 배신에 맞서 애정 관계를 계속 잘 유지해야 한다는 적응적 문제를풀기 위해 진화한 해결책이다. 연적들이 친구의 탈을 쓴 채 기회를 엿보고, 배우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욕망을 품고, 부정이 평생에 걸친 사랑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이 위험한 세상에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이러한 위협들을 탐지하고 막을 수 있는 정교한 전략들을 만들어낸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517
처음에 영장류학자들은 이들 발육 부진 수컷들이 지위가높은 어른 수컷과의 경쟁을 피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미성숙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 후 이러한 시각을 뒤엎는 세 가지 발견이 얻어졌다." 첫째,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발육 부진 수컷이라고 해서 더 높지 않다. 둘제 발육 부진 수컷은 수염도 제대로 나지 않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게하는 큰 주머니도 목구멍에 안 달려 있는 등 신체적으로 미성숙하지만정자와 고환은 정상적으로 발달해 있다. 즉 이들 수컷은 스트레스에 치였거나 번식적으로 미성숙한 게 아니다. 셋째, 발육 부진 수컷은 정상적으로 발달한 어른 수컷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그 앞에서는 저자세를 취하지만, 때론 며칠 동안 조용히 암컷의 뒤를 밟다가 강제로암컷과 교미하곤 한다. 영장류학자들은 암컷이 교미를 피하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쓴다는 사실로부터 강간을 유추한다. 암컷은 도망치려 하고, 목구멍에서부터 나오는 소리로 구슬프게 울부짖고, 수컷을 깨물려고 한다. 이러한 행동은 정상적으로 발달한 어른 수컷들과의 교미에선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인류학자 존 미타니가 보르네오에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발육 부진 수컷이 행한 총 151번의 교미 중 141번이 강제된것이었다. 반면에 정상적으로 발달한 어른 수컷은 암컷에게 교미를 강제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 문제에서 오랑우탄은 영장류 중에 유별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오랑우탄의 명백한 강간 전략과 같이특정한 부류의 수컷들이 빈번하게 강간을 행하는 현상은 보노보나 침팬지처럼 인간에 보다 가까운 다른 영장류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오랑우탄의 경우는 강간이 특정한 조건하에 있는 동물 중에서 실제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 P520
이러한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2000년 생물학자 랜디 손힐과 인류학자 크레이그 파머가 강간의 자연사: 성적 강제의 생물학적 기초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촉발되었다." 인간의 강간에 대한 진화 이론은책이 출간되기 이미 20여 년 전부터 계속 학술지에 게재되어 왔지만, 이 책은 논쟁을 폭발시키는 인화물이 되었다. 책에서 저자들은 강간에대한 두 가지 경쟁 이론을 설명했으며, 각자가 다른 이론을 지지했다. 랜디 손힐은 남성이 강간 적응(rape adaptation), 즉 하나의 번식 전략으로서 원치 않는 여성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게끔 하는 특수화된 심리기제을 진화시켰다고 제안했다. 반면에 크레이그 파머는 강간은 다른진화된 심리 기제의 부산물(by-product)이라고 제안한다. 강간을 뜻하지 않게 낳는 심리 기제로는 성적 다양성에 대한 남성의 욕망, 저비용의 상호 합의된 성관계에 대한 욕망, 성적 기회에 대한 심리적 감수성, 여러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종종 신체적 폭력을 사용하는 남성의 일반적인 성향 등을 들 수 있다. - P521
강간을 설명하는 이론들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믿는 증거의 한 부류는 강간으로 인한 임신 확률이다. 만약 강간이하나의 번식 전략으로 진화했다면, 역사적으로 적어도 일부 시기에는번식까지 이어졌어야 했다. 물론 현대의 강간-임신 확률은 강간이 과거에 임신을 유발했는지 여부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피임 기구가 빈번히 사용되면서 현대의 강간-임신 확률은 과거 먼 조상 시절보다 낮아졌을 것이다. 그러므로 번식 연령대 여성들의 음경-질 강간으로 인한 임신 확률 (6.42퍼센트)이 상호 합의하의 성 관계로 인한 임신 확률(3.1퍼센트)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을 밝힌 최근의 한 연구 사례는 우리를 더더욱 놀라게 만든다." 이 발견으로 강간범이 대상으로 하는 여성들이 젊고 번식력 있는 연령대에 집중되어 있다는 선택상의 편향이 일부분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피해자의 나이에 따른 영향을통계적으로 조정한 후에도 연구자들은 강간-임신 확률이 상호 합의에따른 성 관계의 임신 확률보다 여전히 약 2퍼센트 더 높음을 확인했다. 이 직관에 반하는 발견이 만일 다른 후속 연구에 의해 재현된다면, 어떤 식으로든지 설명이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 P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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