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부부의 결별을 가져오는 주된 요인은 진화 역사상 한쪽편의 배우자에게 번식적 손실을 입히고 그가 선호하는 짝짓기 전략에간섭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번식 성공도를 감소시키는 것들이다. 가장해로운 사건 및 변화들로서 다음을 들 수 있다. 첫째, 부정은 남편의 부성 확실성을 낮추고 남편이 주는 자원의 일부 또는 전부를 아내에게서박탈할 수 있다. 둘째, 불임은 부부가 자식을 못 두게 만든다. 셋째, 성관계 거부는 남편에게서 아내의 번식 가치에 대한 접근을 박탈하거나 아내에게 남편이 그의 자원을 다른 곳에 투자하고 있음을 신호한다. 넷째, 경제적 원조를 하지 못하는 남편은 아내가 처음 남편을 선택할 때 기대한 번식에 관련된 자원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한다. 다섯째, 다른 아내를 또 얻는 남편은 원래의 아내에게 돌아가야 할 자원의 일부를 빼앗는다. 여섯째, 불친절함은 학대나 배신, 혼외정사 등을 겪을 수있음을 암시하며 서로 협동하는 결합을 이루려는 능력이나 의향이 없음을 뜻한다. - P358
적대적인 힘의 대부분은 오늘날에도 우리 곁에 존재한다. 배우자의 지위는 올라가거나 추락할 수 있고, 행복한 부부가 불임으로 인해 파탄이 나고, 외도가 찾아오고, 슬프게 흐르는 세월이 젊은 시절의 안타까운 짝사랑을 이룰 수 없는 피폐한 사랑으로 바꾸어 놓는다. 이러한 사건들이 부부의 결별을 담당하게끔 진화된 심리 기제를 작동시켜 우리의 번식을 위협하는 일들을 피하게 해 준다. 이는 마치 뱀과 낯선 사람을 담당하게끔 진화된 심리인 두려움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들을 피하게 해 주는 것과 같다. 부부의 결별을 초래하는 진화된 심리기제들은 작동이 잘 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적응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일생에 걸쳐 계속 일어남에 따라 이 심리 기제들은 사람들이 새로운 배우자를 찾게 만들고 때로는 여러 번 이혼하게 만든다. - P360
생애를 통해 여성의 성 활동에서 일어나는 중대한 변화 하나는 폐경기를 맞이하여 번식 능력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다. 매우 놀라운 사실은수명이 끝나기도 훨씬 전에 이러한 폐경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70세 혹은 그 이상까지 사는데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50세에 이를 즈음이면 번식이 완전히 끝난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모든 영장류와 비교해서도 이례적이다. 수명이 긴 포유동물에서도 번식이 끝난 후의수명은 평균 수명 전체에 대해 10퍼센트 이하를 차지한다. 예컨대 코끼리의 경우, 전체 코끼리의 단 5퍼센트만이 55살에 이르지만 이 나이 때 암컷의 번식력은 여전히 높아서 번식력이 최대일 때의 50퍼센트에 육박한다. 여성의 다른 신체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감소한다. 예를들어 20대 초반 여성의 심장과 허파 효율이 100퍼센트라 한다면, 이효율은 50세에 이르렀을 때 단지 80퍼센트로 떨어진다." 반면에 번식력은 20대 초반에 절정에 다다른 다음 50세에 이르면 거의 0퍼센트로 떨어진다. 다른 신체 기능과 비교했을 때 유독 번식력에서만 나타나는 이러한 급격한 감소는 반드시 설명을 필요로 한다. - P381
여성의 긴 번식 후기에 대한 좀더 그럴듯한 설명은 폐경이 짝짓기및 직접 번식으로부터 자식 및 손자의 양육 등과 같은 가족에 대한 다른 형태의 투자로 이행하는 과정을 촉진하는 여성의 적응이라는 설명이다. 이 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othesis)은 우리의 조상 여성이 죽을때까지 계속 자식을 낳았다면, 번식을 일찍 중단하고 이미 낳은 자식들과 다른 혈족들에게 투자를 집중하는 편에 비해 오히려 번식 성공도가더 낮아졌으리라고 가정한다. 이 가설은 또한 나이 든 여성이 자식이나손자들에게 매우 가치 있었으리라고 가정한다. 이를테면 나이 든 여성은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위생 관리, 혈족 관계, 스트레스 대처 등 여러 가지 지식과 지혜를 축적했을 것이며 이러한 장점은 젊은 여성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나이 든 여성은 또한 자원에 대한 통제력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영향력도 클 것이다. 나이 든 여성의 이 같은 우월한 권력과 기술이 그녀의 자식들이나 손자, 그리고 그녀의 모든유전적 혈족들에게 전수될 수 있다. - P382
미아체 족을 대상으로 할머니 가설을 시험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는 아체 족의 경우에 직접 번식에서 할머니 투자(grandparental investiment)로 이행함에 따라 얻게 되는 번식적 이득이 자식을 낳는 능력을 상실함에 따라 잃게 되는 번식적 손실을 상쇄할 만큼 크지는 않으리라는 결과가 얻어졌다. 그렇지만 폐경을 설명하는 할머니 가설이 여성이 나이듦에 따라 혈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다는 일반적인 관찰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 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 결과는 할머니 가설을 입증하는 듯하다. 미르카 라덴페라와 동료들은 18, 19세기의 핀란드와 캐나다의 두 인구 집단을 연구하여 여성의 폐경기 이후의 생존 기간이 그 자식의 번식 성공도와 손자의 생존율에 정비례함을 밝혔다. - P383
인간에서 보이는 이른 번식과 평균 3~4년의 짧은 출산 간격은 우리의 조상 여성이 남편에게 음식과 보호를 많은 부분 의존할 수 있었기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남성이 배우자와 자식들에게 제공해 준 엄청난 양의 자원 덕분에 일찍부터 재빨리 번식하기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었을 것이다. 대조적으로 암컷 침팬지와 고릴라는 혼자서 모든 자원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처럼 자식 간의 터울을 가깝게할 수 없다. 이러한 종들의 암컷은 5년 내지 6년마다 한 마리의 자식을 낳으면서 어른으로서의 생애 거의 전체를 아우를 만큼 번식 간격을 넓게 띄운다. 그러므로 직접적인 번식을 멈추고 유전적 혈연들을 돕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인간 여성의 삶은 남성의 부모 투자가 높다는 사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될지도 모른다. 한편 남성의 투자는 투자할 능력과 의향이 있는 남성을 고르려는 여성의 선택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결국 여성의 삶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남녀 간의 짝짓기 관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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