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성의 손에 의한 폭력만이 조상 남성이 죽음에 직면할지도모르는 유일한 통로는 아니었다. 사냥도 항상 남성이 도맡아 온 활동이었으며 조상 남성들은 특히 멧돼지나 들소, 물소 같은 큰 짐승을 사냥할 때면 큰 부상을 당할 위험에 처했다. 사자, 표범, 호랑이 등이 아프리카의 사바나 초원을 지배했으며 조심성 없고 미숙하거나 경솔한 사냥꾼에게 큰 부상을 입히곤 했다.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도 빈번했을 것이다. 인간의 조상 환경에서 어떤 여성이라도 남편이 먼저 죽을 가능성이나 남편이 사냥 및 아내를 보호할 능력을 상실할 만큼 큰 부상을 당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으므로, 평소에 다른 대체 배우자를 잘 살피고 심지어는 유혹까지 하는 것이 여성의 입장에서는 매우 적응적이었을 것이다.
조상 여성들은 결코 전투에 나가지 않았으며 사냥에 참여하는 일도 매우 드물었다. 여성들이 주로 담당했던 채집 활동은 사냥보다 훨씬 덜 위험했으며 가족의 총 음식 수요량의 60~80퍼센트를 충당했다. 하지만 출산은 아내에게 손실을 끼쳤다. 현대적 의학 기술이 없었으므로 많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이라는 위험한 경로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만약 이러한 가능성을 내다보고 대체할 배우자를 찾을 발판을 미리 마련하게 해 주는 심리 기제가 없었다면 아내가 죽어 홀로 된 남성은 다시 처음부터 배우자를 찾고 구애하는 과정을 되밟아야 했을 것이다. 배우자가 예기치 않게 죽을 때까지 마냥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미리 잠재적인 대체 방안을 생각해 두는 편이 남녀 모두에게 이로웠을 것이다. - P335
요약하면 장기적인 배우자를 버리게 만드는 세 가지 주요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첫째, 현재의 배우자가 자원이나 능력이 감소하거나번식에 관련된 자원을 제때 제공해 주지 않기 시작하여 그의 배우자가치가 떨어졌을 때, 둘째, 나 자신의 자원이나 평판이 증가해서 이전에는 얻을 수 없었던 짝짓기 가능성이 열렸을 때, 셋째, 강력한 대안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등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들 세 가지 상황을 반복적으로 접했을 것이므로, 인간은 기존 부부 관계의 이득과 손실을 다른가능한 대안과 비교하여 따져 보는 심리 기제를 진화시켰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심리 기제는 현재 배우자의 가치 변화를 민감하게 살피고, 다른 짝짓기 대안을 판별하여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대체배우자에게 구애 행위를 하게끔 우리 조상들을 이끌었을 것이다. - P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