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더 물러나고, 혼자라도 완벽하게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그날 달리면서 나는 생각했다. ‘봤지? 난 이렇게 내 개와 함께 숲속을 달리고 있어. 즐겁고 건전한 활동, 내가 행복하게 독립적인 상태라는 걸 보여주는 증거야‘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렸다. 엔도르핀의 도시를 그러다가 속도를 줄여 느긋하게 걸으며, 호숫가에서 어슬렁거렸다. 나는 작대기를 집어서 던졌고, 개가 그걸 물고 헤엄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미소 지었다. 기분이 밝아지고, 빛이 돌아왔다. 차로 돌아가면서 생각했다. ‘난 할 수 있어. 이렇게 내내 혼자 지내면서도 이 시간을 즐길수 있어. 그리고 내 손을 내려다본 순간, 내가 어디선가 열쇠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인간의 궤도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면 꼭 이렇다. 시각이 왜곡되고, 방향을 잃은 듯한, 내 나름의 방식으로 살짝 미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나는 달리는 동안 손에 열쇠들을 쥐고 있었는데, 멍하니 넋이 나간 상태에서, 슬금슬금의기소침해지는 상태에서, 그것들을 그냥 떨어뜨리고 말았던 것이다. 차 열쇠, 집 열쇠, 모든 열쇠를 찾는 걸 도와줄 사람은아무도 없었다. 여벌 열쇠를 갖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거기 혼자 있었다.
고독의 즐거움과 고립의 절망감. 이 이미지는 며칠 동안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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