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오브위트혼에서 친구들과 저녁을 먹었는데 독립 투표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에 떠들썩한 언쟁이 벌어졌다. 애나는 처음에는 민족주의에 대한 누구나 충분히 납득할 만한 반감(조부모님이 둘 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였고, 특히 할아버지는 해방될 당시 아우슈비츠의 수감자였다고한다) 때문에 독립을 반대했었는데 이제 민족주의와 독립이란 꼭 일맥상통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듯했다. 오늘 같이 저녁을 먹은 우리들 중 반은 독립 찬성파였고 나머지 반은 반대파였다. 만일 투표 결과가 오늘 저녁식사 때 모였던 우리처럼 반반으로 나뉜다면 18일 저녁에 개표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오늘 저녁 일어난, 생각지도 못했던 일 중의 하나는 우리가 시에관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우리를 저녁에 초대한 집주인 크리스토퍼는 농부이고, 대학에서는 순수 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나는 그가시집 쪽에 열정을 갖고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다. 거의 평생을 알고 지냈다고 해도 될 만큼 오랜 친구인데도 그 친구가 강수량이나 수확량이외의 것에 관심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크리스토퍼가 예이츠의 「방랑자 앵거스의 노래」를 암송했다. 정말 감동적이고 훌륭한 낭송이었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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