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데르 살라첸코" 문이 닫히자마자 홀게르가 말했다.
미카엘의 두 눈이 둥그레졌다.
"그 이름을 아십니까?"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리스베트가 내게 그 이름을 말해줬다오. 사실 나는 이 이야기를누군가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소. 내가 갑자기 쓰러져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이제 못 일어날 일도 아니지."
리스베트가요? 그녀가 어떻게 그를 알죠?"
"살라첸코가 리스베트의 아버지요."
맨 처음 미카엘은 그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몇 초가흐른 후에야 각 단어들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갔다.
"지금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살라첸코는 1970년대에 스웨덴에 온 사람이오. 일종의 정치망명자였던 것 같소. 사실 나도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오. 알다시피 리스베트가 원래 과묵한데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말이 없었소"
그녀의 출생증명서 ••••• 부친 미상•••••
"살라첸코가 리스베트의 아버지였다니•••••." 미카엘이 되뇌듯 말했다. - P676

"왜 리스베트가 정신과 의사들이나 당국자들과 대화하기를 단호하게 거부해왔는지 이제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들과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그때마다 일은 더 악화됐었죠. 우유팩 사건이 일어난 후에 그녀는 십여 명 되는 어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어요. 생각해보세요. 어린 소녀 혼자서 어머니의 생명을 구하려고 그 흉악한 사이코패스와 맞서 싸웠던 겁니다.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고요. 그런데 어른들은 ‘잘했다‘ ‘넌 착한 아이구나‘라고 칭찬해주는 대신 그녀를 정신병자 수용소에 처넣어버린 겁니다." - P690

살라첸코는 헛간에 갇혀 있고 로날드는 솔레브룬 방면 갓길에 묶여 있다. 미카엘은 잰걸음으로 뜰을 가로질러 농가로 향했다. 제3의위험인물이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지만 일단 집안에는 아무도 없는 듯했다. 미카엘은 총구를 땅으로 향하게 하고 살며시 출입문을 열었다. 현관은 컴컴했지만 문이 열려 있는 주방은 불을 밝힌상태였다. 들리는 것은 똑딱거리는 벽시계 소리뿐이었다. 주방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그는 벤치에 누워 있는 리스베트를 보았다.
한순간 그는 석상처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리고 이내 엉망이된 그녀의 몸을 바라보았다. 권총을 든 그녀의 손이 소파 아래로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천천히 다가가 그녀 옆에 무릎을 꿇었다. 다그와 미아를 발견하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이제 리스베트도 죽었다는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녀의 흉곽이 미세하게 움직이더니 희미하게나마 숨소리가 들렸다.
미카엘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에 들린 권총을 조심스럽게 빼내기시작했다. 그러자 총을 잡은 그녀의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 그녀가 가느다랗게 두 눈을 떴다. 기나긴 순간 같은 몇 초 동안 그를 응시했다. 시선에는 초점이 없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알아듣기 힘들만큼 낮은 목소리로.
빌어먹을 칼레 블롬크비스트•••••
그녀는 다시 눈을 감고 권총을 놓아주었다. 미카엘은 권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휴대전화를 꺼내 구급차를 불렀다.

밀레니엄 2권 끝. - P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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