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녀는 좁다란 철제 간이침대에 묶여 있었다. 온몸을 옭아맨 가죽끈들로 옴짝달싹할 수 없었는데 마구처럼 생긴 굵직한 벨트가 흉곽을 단단히 조이고 있었다. 그렇게 누워 있는 그녀의 두 손목은 가느다란 가죽끈으로 침대 양쪽 강철봉에 묶여 있었다.
벗어나보려는 모든 시도를 포기한 지 오래였다. 정신은 깨어 있었지만 눈은 감은 채였다. 눈을 떠봐야 아무 소용 없었다. 보이는 건 시커먼 어둠에 문틈으로 가느다랗게 새어드는 빛줄기가 전부였다. 입에서는 고약한 맛이 느껴졌다. 지금처럼 이를 닦고 싶은 욕구가 맹렬한 적도 없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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