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사업부 간부들은 이미 식품 사업부에 담배가 암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한 것만큼 식품도 비만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하는 곤경에 빠질 것이며 값싸고 편리하고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소금, 설탕, 지방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한 상태였다. 담배의 중독성을 시인했던 담배 사업부 경영진은 이제 식품 사업부가 제품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가공식품 생산에 투여하는 모든 것(제조성분, 포장, 마케팅)이 이미 담배를 공격한 바 있는 변호사들의 철저한 조사를 당해 내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런 변호사들은 영리하고 창의적이라는 사실도, 이런 경고를 한 사람은 담배 사업부의 재무 책임자에서 필립모리스의CEO 자리까지 오른 제프리 바이블이었다.  - P221

트랜스지방은 원래 마가린을 만드는 데 쓰였다. 그의 동년배 대부분이 그렇듯이 조셉도 어릴 적에 마가린이 정말 몸에 좋은 줄 알았다.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트랜스지방은 버터에 있는 포화지방이없었고, 당시에는 버터에 든 포화지방이 문제라는 의식이 컸기 때문이다.
조셉이 트랜스지방이 동맥경화를 일으켜 몸에 더 좋지 않고 그럼에도 가공식품 업계가 트랜스지방의 발명에 열광했다는 보도를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었다.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하여 고체 상태로 만들 때 생기는 경화유로 무수히많은 제품에 사용되었다. 제품의 질감을 살리고 점착력이 있는 데다식품을 장기 보관할 수 있게 해 주는 등 가공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쿠키, 크래커, 케이크, 비스킷, 팝콘, 도넛, 샌드위치, 냉동 피자, 기름에 튀긴 패스트푸드에 이르기까지 트랜스지방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살던 곳 근처에 있는 세이프웨이에가서 트랜스지방이 안 들어간 제품이 있나 찾아봤어요."
#3그러나 조셉이 정말로 분노한 지점은 식품 업계가 제품을 만드는데 트랜스지방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나비스코 사업부를 통해 크래프트에서 생산하는 오레오를 예로 들어 이 사실을 입증했다. 오레오는 과자와 크림에 모두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었는데, 오레오와 비슷한 초콜릿 샌드위치 쿠키인 뉴먼오 Newman-O‘s에는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었다. 뉴먼오를 몇 개 구입한 조셉은 혼잣말을 내뱉었다. "여기서 종이를 씹는 것 같은 맛이 난다면 이 소송은 하지 않겠어." 뉴먼오는 종이를 씹는 것 같은 맛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한 봉지를 다 해치운 뒤 격분한 상태로 법원에 달려가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소장을 제출했다. 2003년 5월 1일의 일이었다.
그는 법원에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오레오 판매를 금지해 달라고요청했다. 소송에 대한 뉴스가 처음 보도된 뒤 두 시간 만에 조셉은인터뷰 서른일곱 건을 요청받았고 크래프트와의 요란한 전쟁을 시작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들의 타깃은 아주 어린아이들입니다." - P222

우리의 취약점을 이용한 기업은 크래프트만이 아니었다. 크래프트 내부 문서 중에는 1998년에 나비스코가 아이들을 타깃으로 삼는일에 대한 컨설턴트의 의견을 논의하여 작성한 메모가 있었다. 결론은 10대 청소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식품 업계의 새로운 목표 대상은 10~12세 아동이었는데, 이 정도의 어린 나이에 이미 평생 유지될 취향이 결정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우리는 펩시, 프리토레이, 버거킹, 맥도날드와 논의했다." 메모에는 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람의 입맛은 어린 나이에 결정되기 때문에 10대보다 훨씬어린아이의 관심을 사는 데 집중할 것을 유념해야 한다.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 음악, 게임, 스포츠를 통한 간접광고가마케팅 전문가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역이 되면서 버거킹과 맥도날드 모두 어린이 영화나 TV 캐릭터에 마케팅을 집중하고있다. 또 펩시는 대화형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10대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펩시의 제너레이션 넥스트 광고 캠페인은 오직 10~18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 프리토레이, 버거킹, 맥도날드는 유명 학교 준비물브랜드와 학교 급식 프로그램, 기증품을 활용하기도 한다. - P260

그에 반해 스펄록은 맥도날드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해결했다. 한 달 만에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성기능 장애가 발생했으며 체질량이 13퍼센트나 증가하고 전에는 없었던 지방간이 생겼다. 그 결과물인 영화 「슈퍼사이즈 미 Super Size M」는 2004년에 개봉되었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중독적 행위를 주제로 다루면서 역사상 가장 큰 화제를모은 음식 영화가 되었다. 「슈퍼 사이즈 미」의 탄생은 가공식품 제조업체들이 재즐린의 소송이 제기되었을 때 직감했던 심각한 위험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들이 두려워한 것은 재즐린의 소송으로 이 문제가 예술, 음악, 문학 등 더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논의되는 것이었다.
특히 과학 영역까지 확대되는 것이 가장 위험했는데 그렇게 되면 편의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었다. 「슈퍼 사이즈미]의 대중적 성공은 훗날 배심원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원고측변호사들이 찾아낸 증거를 아주 관심 있게 들여다볼 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 P237

이런 가공식품에 관한 모든 우려가 소비자들의 식습관을 바꾸고 있다고 모리슨은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점점 캠벨과 같은 기업의지분이 적은 농산물 코너에서 식품을 더 많이 구입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슈퍼마켓의 가장자리에 배치된 신선한 야채와 과일, 육류,
생선, 요거트와 같은 제품에 돈을 더 많이 쓰고 초가공식품이 모여있는 마트의 중심 부근에는 잘 가지 않았다. 게다가 마트에 직접 가는 대신 온라인에서 장을 보는 사람도 많아졌는데, 온라인에서 장을볼 때는 대개 본인은 물론 부모, 조부모들이 어렸을 때부터 애용해온 브랜드를 구입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모리슨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소비자들이 한때 자신이 사랑하던 브랜드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심은 외식에도 적용되었다. 맥도날드는 샐러드를 팔기 위해 애썼지만, 사람들은 샐러드만 파는 새로운 패스트푸드 체인에 몰려들었다. 모리슨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빠르고 편리한 음식을 신뢰하지않는다는 사실의 의미를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빠르고 편리한 음식을 생산하는 식품 업계 자체가 신뢰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신선 식품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음식이 건강과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했고 소비자들은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지, 재료는 무엇인지, 그 재료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한 투명한 정보를 식품기업에 점점 더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여러분도 모두 아시다시피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아주 오랫동안 의지해 온 거대 가공식품기업과 유명 브랜드, 이른바 빅푸드 Big Food에 대한 사회의 불신도 점점 커져 갑니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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