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루이스는 도매상에서 직접 물건을 공급받는 것, 즉 중간과정을 없애는 것이 큰 회사와의 가격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았다. 그는 곧바로 로렌스 앤 컴퍼니(Lawrence & Company)의 빙햄(Bingham)을 찾아갔다. 그는 키가 크고 비쩍 말랐으며 하얀 턱수염을 기른 푸른 눈빛의 양키였다. 오만한 눈빛의 양키에게 더듬거리는 수준의 영어로 말하는 폴란드 출신 이민자의 얘기가 쉽게 먹혀들 리 만무했다. 루이스는 캐시미어 40상자를 구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빙햄은 그 전까지 단 한 번도 셰리프 거리에서의 전통적인 방식을 어겨가며 개인회사에 직접 물건을 판매해본 적이 없었다. 빙햄은 우레 같은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요구를 하는 겁니까!"
하지만 빙햄은 하루 열여덟 시간씩 일하며 현대 경제를 배우고 시장조사, 대량생산, 그리고 오만한 양키와 협상하는 법을 배운 루이스를이길 재간이 없었다. 심지어 루이스는 새로운 패션 경향을 이해하기위해 스스로를 대중문화 속에 던져 넣는 법까지 익혔다. 결국 빙햄의 대답은 ‘예스‘가 되었다.
같은 시기에 뉴욕에 도착한 아일랜드와 이탈리아계 이민자에게는이러한 장점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도시 경제에 적합한 기술이 없었던것이다. 결국 그들은 건설 인부, 가정부, 일당벌이 등의 일을 하러 갔다. 하지만 그 일을 30년간 할지라도 시장조사나 대량생산, 대중문화의 맥락을 짚어내는 법, 세상을 움직이는 양키들과 협상하는 법을 배울 수는 없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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