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물체의 속도를 측정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 떠올릴 수있는 두 번째 기발한 아이디어는 물리학자들이 도플러 효과라고 부르는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구급차 효과‘ 라고도 부를 수 있는데 우리가 그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친숙한 예가 바로 구급차가 스쳐지나갈 때이기 때문이다. 구급차가 다가오고 있을 때에는 사이렌 소리가 높은 음조로 들리지만 옆을 스치고 지나 멀어져 가면 갑자기 그 사이렌 소리의 음조가 떨어진다. 도플러 효과는 소리 (또는 빛 그리고 다른 종류의 파동)의 발생원과 청취자가 상대적인 운동을 하고 있을 때에 언제든지 발생한다. 음원은 정지되어 있고 청취자가 움직이는 경우가 가장이해하기 쉽다. 어떤 공장 지붕 위에 줄곧 한 음으로 울리는 사이렌이있다고 가정하자. 그 소리는 일련의 파장으로 외부로 퍼져 나간다. 소리의 파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공기의 압력 변화에 따라 소리의 파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파장이 우리 눈에 보인다면 잔잔한 연못 한가운데 돌을 던졌을 때 퍼져 나가는 동심원과 비슷할 것이다. 물결이 계속해서 퍼져 나가도록 돌을 연달아서 던진다고 상상해 보자. 연못의 어떤 고정된 지점에 작은 장난감 배가 떠 있다고 하면, 그 배는 물결이 지나감에 따라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다. 배가 오르내리는 진동수는 소리의 음조와 같다. 이제 그 배가 떠 있는 대신 물결이 시작되는 중심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배는 정지해 있을 때보다 더 자주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즉 진동수가 커지는 것이다. 반면 그 배가 물결의 중심을 지나 연못의 반대편을 향하게 될 때에는 배가 오르내리는 진동수는 확실히 작아진다. - P63

도플러 효과는 교통경찰의 과속 차량 단속에 이용된다. 정지된 과속단속기에서 레이더 신호가 도로에 퍼져 나간다. 레이더 신호는 접근해오는 차량에 부딪혀 되돌아와서 수신 장치에 기록된다. 움직이는 차의속도가 빠를수록 도플러 효과를 통해 변동된 진동수가 더 커진다. 밖으로 퍼져 나가는 진동수와 되돌아오는 메아리의 진동수를 비교함으로써경찰, 또는 단속기는 차량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경찰이 그 기술을이용하여 도로의 무법자들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면, 박쥐들이 먹이가되는 곤충의 속도를 계산하는 데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란 법이 있을까?
그렇다. 박쥐라고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지 말란 법은 없다. 관박쥐라고 알려진 작은 박쥐들은 오래전부터 스타카토의 짹짹거리는 소리나 늑대 울음처럼 음조가 내려가는 소리 대신, ‘경적 소리‘ 같은, 고정된 음조의 소리를 길게 낸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길다는 말은 박쥐의 기준에서 길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 소리는 10분의 1초보다 짧다.  - P65

만약 소리를 반사하는 물체가 나무와 같이 정지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곤충이라면 도플러 효과에 따른 계산 과정은 더 복잡해진다. 그래도 여전히 박쥐는 자신과 목표물의 상대적인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그리고 확실히 그것은 먹이를 사냥하는 박쥐와 같은 정교한 유도 미사일이 필요로 하는 정보들 중 한 가지이다. 실제 어떤 박쥐들은 경적 소리같은 일정한 음조의 소리를 낸 후 돌아오는 메아리의 음조를 측정하는것보다 더 재미있는 기술을 구사한다. 그들은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메아리가 도플러 효과를 통해 다른 음조로 변형된 후, 그 변형된 음조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내보내는 소리의 음조를 조심스럽게 조정한다. 즉 움직이는 곤충을 향해 속도를 낼 때, 그 곤충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메아리의 음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박쥐는 내보내는 울음소리의 음조를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이 기발한 기술 때문에 박쥐는 가장 민감하게 들리는 음조로 메아리를 유지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메아리는 매우 희미하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중요한 기술이다. 박쥐는 일정한 음조의 메아리를 얻기 위해 내보내는 울음소리의 음조를 관찰하고 도플러 효과를 계산함으로써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P66

따라서 나는 비록 ‘저기 있는 세계가 신경 자극으로 번역될 때의 물리적인 매개체는 다르지만(빛이 아니라 초음파) 박쥐는 귀를 통해 사람과마찬가지로 ‘본다‘고 추측한다. 심지어 박쥐들은 파장의 물리학과는 상관이 없는 외부 세계의 어떤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사람이 느끼는 색깔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색깔을 감지할 수 있다. 아마 박쥐 수컷 몸의 표면은 정교하게 직조되어 거기에 반사되는 메아리가 암컷에게는 화려한 색깔로 인식될 것이다. 극락조가 번식기에 갖는 화려한 깃털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나는 이것이 그럴듯한 비유라고생각한다. 박쥐 암컷이 수컷을 인식할 때 경험하는 주관적인 감각은 실제로 사람이 플라밍고를 볼 때 경험하는 것과 같은 감각, 즉 연분홍색과같은 것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플라밍고를 볼 때 느끼는 감각이 플라밍고가 플라밍고를 볼 때 느끼는 감각과 다르지 않은 것처럼 최소한 박쥐가 자기의 배우자를 느끼는 감각이 사람이 플라밍고를 볼때 느끼는 감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 P72

눈은 화석으로 남지 않는다. 그래서 무(無)에서 시작하여 지금과 같은 복잡성과 완벽함을 갖춘 눈으로 진화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알아낼 방도가 없다.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수억 년이다. 선택 교배로 늑대를 개로 변화시키는 데 들인 훨씬 짧은 시간을 생각해 보라. 그리고 비교해 보라. 수백 년 혹은 기껏해야 수천 년 동안에우리는 늑대로부터 발바리, 불도그, 치와와, 세인트 버나드를 만들어 왔다. 아! 그러나 그것들은 여전히 갯과(科)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것들이 다른 ‘종류‘의 동물로 변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편하다면 그것들을 전부 개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에 걸린 시간을 생각해 보라. 한 종(種)의 늑대로부터 이 모든 혈통의 개들이 진화하는 데 걸린 전체 시간을 보통 사람의 보폭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같은 보폭으로 현생 인류에서 확실한 직립 인간으로서 가장 오래된 화석인 루시와 그녀의 동료들에게로 되돌아가기위해서는 얼마나 걸어야 할까? 답은 약 3킬로미터이다. 그리고 지구에서 최초로 진화가 시작된 지점으로 가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런던에서 바그다드까지 꼬박 걸어야 한다. 늑대가 치와와로 변화하는 데 들어간 총 변화량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것을 런던에서 바그다드까지 가는데 들어간 걸음 수만큼 제곱해 보라. 그러면 실제의 자연선택 과정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변화의 총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금방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 P80

 어떠한 주장이 들어맞을 통계적인 확률을 계산하는 것은 그 주장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 취해야 할 정당한 방법이다. 실제 그것은 이 책에서 여러 번 써먹은 방법이다. 문제는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레이븐의 주장에는 두 가지 잘못이 있다. 첫째, 그 주장에는 나를 다소 짜증나게 하는 자연선택과 무작위성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돌연변이는 무작위적이다. 그러나 자연선택은 무작위성의 정반대편에 있다. 둘째, ‘각 부분은 그것만으로는 쓸모가 없다.‘라는 말도 ‘진실‘이 아니다. 전체로서의 완벽함이 동시에 달성되어야 한다는 말은 거짓이다. 모든 부분이 전체의 성공에 필수적이라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단순하고 덜 발달되었으며 반만 완성된 눈이나귀, 음향 탐지 체계, 뻐꾸기의 기생 생활 방식 등은 전혀 없는 것보다는낫다. 눈이 없다면 전혀 볼 수 없다. 눈이 절반만이라도 있으면 비록 초점이 맞는 정확한 영상을 얻지는 못하더라도 천적이 움직이는 대강의 방향이나마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삶과 죽음의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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