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이 쿵쿵거리고 다니면서 총으로 의자들을 넘어뜨린다. 빨리빨리 나는 갑자기 엄마에게 화가 난다. 엄마는 나를 구하기 전에 클라라 언니를 먼저 구할 것이다. 엄마는 어둠 속에서 내 손을 잡아주는대신 식료품 찬장을 뒤질 것이다. 나는 나만의 다정함, 행운을 스스로찾아야만 할 것이다. 4월의 컴컴한 새벽이 주는 한기에도 불구하고, 나는 얇은 푸른색 실크드레스를 입는다. 에릭이 내게 입 맞췄을 때 입었던 옷이다. 나는 손가락으로 드레스의 주름을 매만진다. 그러고선 가느다란 푸른색 스웨이드 벨트를 묶는다. 나는 에릭의 팔이 다시 한번 더 나를 감아 안을 수 있도록 이 드레스를 입는다. 이 드레스는 나를 호감으로 보이게 할 것이고 보호해줄 것이고 사랑을 되찾을 준비가 되어 있게 해줄 것이다. 만약 내가 몸을 떤다면 그것은 희망의 징표일 것이고 더 깊고 더 나은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의 신호일 것이다.
나는 에릭과 에릭의 가족이 어둠 속에서 옷을 입고 재빨리 움직이는모습을 그려본다. 그가 나를 생각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귀에서부터 발끝까지 에너지의 전류가 찌르르 흐른다. 나는 두 눈을 감고서 양손으로 양 팔꿈치를 받치고서 사랑과 희망의 섬광이 남긴 잔광이 나를계속 따뜻하게 해주기를 기대한다. - P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