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안 해도 돼." 비키가 차 한 대를 앞지른 다음 원래 차선으로 되돌아갔다. "아무튼 그애가 약을 한 알 먹었어. 그리고 공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뭐 그런 말을 했는데…… 그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좀 차분해지더니 차를 갓길에 대라고. 우리가 시카고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어. 하지만 피트, 슬프더라. 그애는 너무 작아, 그애는…… 그애를 인터넷으로 보면…" 비키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허리를더 펴고 한 손으로 운전했다. 다른쪽 팔꿈치는 바로 옆 팔걸이에내려놓은 채 손으로 턱을 만졌다. 그들은 한동안 그렇게 달렸다.
마침내 비키가 눈앞의 도로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그애는 또라이가 아니야, 피트, 그저 이곳에 돌아온 걸 참을 수 없었던 거야. 그애한테는 너무 힘든 일이었어."
거프틸 부부와 함께 칼라일의 무료급식소로 가는 길에 피트는 그 부부가 서로에게 얼마나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지 보았다.토미가 운전하는 동안 셜리는 종종 토미의 팔에 손을 얹었다. 피트는 궁금했다. 그렇게 편안한 것, 누군가를 그렇게 편하게 만질수 있다는 것은 어떤 걸까. 지금 이 순간 그는 동생의 팔에, 유명해진 루시를 만나려고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고 나타난 이 동생의 팔에 손을 얹고 싶었다-정말로 그러지는 않았지만. 그러는대신 그는 조용히 그녀의 옆에 앉아 있었다. - P244

그들은 침묵 속에 한참을 더 달렸다. 피트는 곁눈으로 동생을보았다. 그는 그녀가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의 체격 좋은 몸이 좋았고, 차 안에 듬직하게 앉아 당당하게 운전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는 그녀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대단하다는 말 이상을 해주고 싶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비키, 지금보면 우리가 그렇게 나쁘게 된 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그녀가 그를 흘끗 보고 눈을 흘겼다. "그래, 맞아."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뭐, 우리가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진 않지. 그게 하고 싶은 말이라면." 그녀가 내면 깊숙한곳에서 올라온 듯한 짧은 웃음소리를 냈다.
피트는 영원히 이렇게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이렇게 달리고 또 달리는 동안 그는 거기 동생 옆에 앉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P2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