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열이 한 사회를 갈라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위험한 것은 하나의 크고 깊은 분열, 즉 메가 분열이다. 메이슨은 이 점과 관련하여 미국 사회학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앨즈워스 로스Edward Alsworth Ross가 사회학의 원리 The Principles of Sociology』에서 한 말을 인용한다.

사회에서 주요 대립은 개인, 성별, 나이, 인종, 국적, 지역, 계급, 정당, 종교 종파 사이에서 일어난다. 여러 대립이 동시에 최고치에 이를 수도 있지만, 숫자가 많다고 해서 그중 하나가 덜 위협적인 것은 아니다. 모든 갈등은 동시에 사회 내 다른 모든 갈등에 간섭하지만, 분열의 선이 일치할 때만큼은 예외다. 이경우 그들은 서로를 강화한다. (…) 그러므로 10여 개의 대립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선을 따라 분열하는 사회는 실제로 한 줄을 따라 분열하는 것보다 폭력으로 찢기거나 산산이 부서질 위험이 적다. - P107

메이슨은 양극화를 부추기는 데 정체성이 정책 이슈에 관한 입장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다른 모든 것이 똑같을 때, 정책과 관련해 가장 온건한 입장을 가진 사람과 가장 많은 교차 정체성을지닌 사람들을 비교한다면, 정책적 중도파가 교차 정체성으로 당파성을 억제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상대편에게 두 배 이상 적대적인 것으로나타난다. 다시 말하자면, 정체성 면에서 동질성을 느끼는 것이 정책적인 면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보다 혐오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메이슨은 이렇게 썼다. "이것은 미국의 정체성 위기다. 우리가 당파적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이전부터 당파적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는 당파적 정체성이 우리가 서로를 참아내지 못하는 편협함을 우리의 정치적 의견 불일치 정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까지 부추기면서, 다른 사회적 정체성들과 나란히 정렬될 때 나타난다." - P109

또다시 사람들이 한방에 모여 있다. 그들은 당장 해야 할 일과 관계없이 정체성에 따라, 그들이 속한 집단에 상을 주고 외부 집단을 벌주기위해 어떤 권력을 가졌는지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 아이엔가는 이렇게 말한다. "옛 이론에 따르면 정당들은 깊은 사회적 분열을 상징하기 위해 등장했다. (…) 그러나 이제 정당정치는 그것만의 생을 살기 시작했다. 이제 그것은 분열이다."
‘그것만의 생‘이라는 표현은 타이이 1970년에 쓴 글을 상기시킨다. 사회과학자들은 집단 분쟁의 ‘합리적 형태와 ‘비합리적‘ 형태를 구별했다. 타이펠은 "전자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갈등과 그에 수반되는 태도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들 간의 진정한 경쟁을 반영한다. 후자는 그 자체가 목적이다. 이것은 다양한 종류의 누적된 감정적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이펠은 "이 두종류의 적대감을 구별하는 일은 그 둘이 가차 없이 서로를 강화하며 소용돌이에 빠지므로 생각보다 덜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정책적 차이와 정체성 갈등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둘은 서로를 강화하지 서로 반하지 않는다.  - P114

참가자들은 기사에 실린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를 1부터 7까지의 척도로 평가해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이념적 성향이 강했고, 복지 정책에 관심도가 높은 학생들이었다. 하지만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진보적인 학생들과 보수적인 학생들 모두 정책 내용보다 준거집단에 따라 판단했다. 자기 당이 지지하면 진보주의자들은 엄격한 복지라도, 보수주의자들은 호화스러운 복지라도 지지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사고가 놀랍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는직업, 학습,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소수의 주제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을가질 수 있다. 그러나 시민으로서, 그리고 선출된 관료로서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국제 송유관의 환경적 영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낙일찍는 일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관한 판단을 일상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정당의 역할 중 하나는 우리가 그러한 결정들 사이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우리가 정당에 가입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가치관과 목표, 다시 말해 가족과 지역사회와 같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집단에 의해 우리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르는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슈들을 연구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우리가 하게 될 판단과 정당의 정책적 판단이 일치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정당들은, 비록 일련의 원칙에 기초하고 있지만, 사심 없는 진실 안내자가 아니다. 정당은 세력을 키우려는 단체다. 또는 심리학자들이 말하듯이, 그들의 추론은 정확성이 아닌 다른 동기에 의해 작동할 수 있다. - P125

하지만 카한과 그의 팀은 완전히 다른 가설도 세웠다. 사람들은 지식의 부족에 구애받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들은 일반적으로 해양학자들이 발견한 내용이나 다른 은하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논쟁에서 이기고 싶어 하지 정답을 찾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진실을 찾는 것 말고 다른 목적을 위해 이성을 활용할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공동체에서 그들의 지위를 높이거나 집단에서 추방당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더 똑똑하고 더 교육을 받은 시민이라고 해도이성적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은 단지 논쟁의 참가자들이 자신의 편을 위한 주장을 펼칠 준비가 더 잘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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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결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싶다. 이것은 믿을 수 없는 발견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반하는 일이 될 경우 수학을 잘할수록 문제를 정확하게 풀 가능성이 줄어든다니 사람들은 올바른 답을 얻기 위해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옳음을 보여주는 답을 찾기 위해 추론하는 것이었다. - P128

더 많은정보는 올바른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만약 우리의 탐색이정확성이 아닌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이라면, 더 많은 정보가 우리를 오도하거나 더 정확히는, 우리가 자신을 오도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장 좋은 증거를 찾는 것과 우리의 옳음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증거를찾는 것은 다르다. 그리고 인터넷 시대에 그러한 증거와 전문가들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 P131

카한은 이 이론을 ‘정체성 보호 인지 identity-protective cognition‘라고부른다. "중요한 집단과 불화하거나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은 무의식적으로 집단의 가치를 위협하는 사실 정보에 저항한다." 다른 곳에서 그는 더 간결하게 표현했다. "우리가 믿는 사실은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심리적의무는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자신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는 것이다. - P134

이러한 예측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를 두고 인구학자들의 의견은 일치하지 않는다. 아마도 20세기에 아일랜드인이 백인으로 분류된 것처럼 히스패닉계 백인들은 앞으로 일반적인 백인으로 인식될 것이다. 인좋은 하나의 구조이고, 우리는 계속해서 그 범주를 재구성한다. 중요한것은 인종과 권력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다. 그리고 인구 통계상의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현실을 앞지르고 있다. 2013년 미국진보센터, 폴리시링크Policy Link, 라티노 디시즌스 Latino Decisions, 록펠러 재단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위 참여자는 49%가 비백인이라고믿었는데, 정답은 37%였다.
나는 이런 순간, 즉 다수의 우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느끼는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두고 몇 달에 걸쳐 정치인, 사회심리학자, 정치학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미국 정치의 모든 곳에서 보이는 답은, 이런 대규모 변화는 선거뿐만 아니라 심리적 차원에서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바마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반동적인 새로운 사회운동과 사상가들의 부상, 대학교 캠퍼스에서의 정치적 올바름과 할리우드 배우들의 대표성을 둘러싼 전쟁, 미투 운동과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의힘, 이민에 대한 싸움 등 이 시대의 핵심 정치적 갈등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맥락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권력이 곧 없어질 수도 있고, 오랫동안 우리가 느꼈던 부당함이 곧 바로잡힐 수도 있다는 느낌만큼 강하게 집단과의 동질감을 찾게 하는 것은 없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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