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맡은 일에서 어떻게든 잘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되고 이기적인 일인가요? 그게 설사 남에게 피해를 주는일이라는 걸 알았더라 하더라도 말이에요. 하지만 그걸 알고서야누가 그러겠어요? 그 정도까지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우리는 근시안적이었고 무관심했어요.
- 브룬힐데 폼젤, 2013년 뮌헨

브룬힐데 폼젤은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들 중 한 사람, 즉나치의 대표적 나팔수 노릇을 한 요제프 괴벨스의 최측근이었다. 그녀는 제국 선전부 소속으로 괴벨스의 속 타자수겸 비서로 일했다. 처음엔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직후 제국 방송국에 취직하려고 NSDAP(국가 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 나치)에 입당했다. 그러다 1942년에 국민 계몽선전부로 자리를 옮겼고, 1945년 5월 항복 선언 때까지괴벨스 선전부 장관의 비서실과 국가 사회주의 엘리트 수뇌부에서 일했다. 소련군이 베를린에 진입해서 시가전을벌이던 전쟁 막바지에도 도주할 생각을 하지 않고 벙커에서 타자를 쳤고, 심지어 히틀러의 공식 항복을 알리는 깃발을 만들었다. 그 후 70년이 넘게 침묵으로 일관했다. - P10

폼젤의 이야기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드러난다. 공감능력과 연대감의 상실을 수반하는 광범한 시민 계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나치의 비상과 성공을 부른 한 원인이었다는 점이다. 비록 그녀 자신은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인식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브룬힐데 폼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각자 지금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만든다. 폴란드작가 안드르제이 스타시우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유권자들이 불안에 떨수록 우리는 더 큰 겁쟁이들을 뽑게 된다.
그러면 불안을 관리해야 할 이 정치인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와 우리 나라, 우리의 유럽 대륙을 제물로 삼는다.> 우리는 이대로 비겁하게 숨을 것인가 아니면 맞서 싸울것인가? - P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