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하고 싶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원장님께서 그간 이 섬에 이룩해놓으신 일은 참으로 큰 것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선 이미 이 섬에서 너무도 큰 일을 이룩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것은 원장님께서 절강제를 치르게 되시든 안 되시든 원장님께서 염려하고 계시듯 오마도 간척장을 다른 사람에게 억울하게 빼앗기는 경우에 있어서까지도 이 섬에선 이미 훌륭하게 성취된 것입니다. 절강제나 원장님의 전출 때문에 그것이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한데도 원장님께선 아직이 일에 다른 사람의 힘이 보태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의 힘이 더 보태질 여지가 없을 만큼 이 일은 원장님 혼자서 결말을 지어놓고 싶어하십니다. 그것은 원장님의 지나친 욕심입니다. 왜냐하면 원장님 스스로도 이제 이 일엔 더 보태실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원장님 자신이 기어코 이 일을 결말내고 싶어하시는 것은원장님께서 이미 이 섬에 이룩해놓으신 것에 대한 원장님의 당연하면서도 인색스런 권리의 주장이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동상 때문이겠군. 이과장은 아직도 그 동상의 망령이 내게 되살아날까 봐 겁을 집어먹고 있는 거 아니오?"
원장은 이제 노골적으로 불쾌한 어조로 말하고 나서, 그러나 그동상의 망령에 대해서라면 전혀 안심을 해도 좋다는 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상욱은 이제 그만한 여유조차도 원장에게 용납하지 않으려는 기세였다. - P305
"원장님께서 부임 초에 말씀하셨던 대로 이 섬은 애초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유령들의 섬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선 그 유령들을 깨워일으켜 땅 위를 걸어다니는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의 생대한 희망과 신념을 갖게 하고 이웃간의 신뢰도 심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모처럼 만의 희망과 신념이 또 다른 속박에로의 안내등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동상이란 언제 어느 곳에 세우게 되든 그것을 세우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자기 속박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이 섬에 다시 누구의 동상이 세워지게 된다면 그 동상이 이 섬 사람들에게 말하게 될 바는 조금도 짐작하기 어려운 일이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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