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은 수컷의 정자로 새로운 공작새를 만드는 그 거대한 일을 혼자 힘으로 해낸다는 약속을 수컷에게 하며, 수컷은 비록 근본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단지 정액 공급이라는 가장 작은 기여만을 할 뿐이다. 암것은 자신이 좋아하기만 하면 어떤 수컷이라도 선택할 수 있고, 한마리 이상을 선택할 필요도 없다. 극단적으로, 수컷은 잃는 것 하나없이 매번 짝짓기 상대로부터 많은 것을 얻게 된다. 반면에 암컷은 시시한 수확물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수컷이 새로운 암컷을 유혹할 때마다 수컷은 자신의 자손을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암컷이라는 호박을 넝쿨째 얻게 되는 것이다. 암컷이 새로운 수컷을 유혹할 때마다, 암컷은 자신에게 별 보탬이 되지도 않는 약간의 더많은 정자를 얻을 뿐이다. 수컷이 짝짓기의 횟수에 열중하고 암컷은 짝짓기의 질에 열중한다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좀 더 인간적으로 표현하자면, 남자는 다른 여성과 성교할 때마다 또 다른 아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지만, 여자는 한 번에 단 한 남자의 아이밖에 가질 수 없을 뿐이다. 카사노바가 바빌론의 매춘부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남겼을 것이라는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 간의 이러한 기본적인 불균형은 곧바로 정자와 난지의 크기 차이로 직결된다. 1948년 영국의 과학자 베이트먼 A.J.Bateman은 초파리를 자기들 마음대로 교미하도록 놔둔 후, 가장 교미를 많이 하는 암컷이 가장 교미를 적게 하는 암컷보다 알을 더 많이 낳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반면에 가장 자손을 많낳은 수컷은 가장 자손을 덜 낳은 수컷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암컷과교미하였다. 이러한 불균형 현상은 암컷이 지닌 자식 양육의 진화로 강화되어 왔으며, 포유류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포유류 암컷은 큰 새끼를 몸속에서 오랜 기간 키운 후에야 낳을 수 있지만, 수컷은 단 몇 초 만에 아버지가 될 수 있다. 암컷의 경우 짝짓기 상대를 많이 갖는다 해도 그것이 곧 다산성을 증가시키지는 않지만, 수컷의 경우는 곧바로 다산성과 연결된다. 초파리는 그런 법칙을 따르는 것이다. 현대의 일부일처제 사회에서조차도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많은 아이를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두 번 결혼해서 두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여자보다 두 번 결혼한 남자가 두명의 아내에게 더 많은 자식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외도와 매춘은 파트너 간에 결혼이라는 유대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일부다처제의 색다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남자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쏟으려는 투자에 따라 아내와 정부는 서로 다른 범주에 속하게 된다. 두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는 돈과 기회와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사업상 업무를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남자는 흔하지 않다. 그는 분명 부유할 것이다. - P271

지느러미발도요새나 암컷이 구애하는 다른 새들은 법칙을 벗어난 예이다. 나는 한 떼의 암컷 지느러미발 도요새가 가련한 한 마리의 수컷이 거의 지쳐버릴 때까지 추근대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짝짓기 상대였던 수컷이 조용히 알을 품고 있기만 하기 때문에, 이 암컷들은 다른 짝짓기 상대를 찾는 일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다. 수컷이 어린 새들을 돌보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더 쏟아부을 경우에는 암컷이 구애하는 데 주도권을 쥐게 되고, 암컷이 어린 새를 돌보는 경우에는 수컷이 구애하는 데 주도권을 갖게 된다.
인간의 경우 이러한 불균형은 아주 명확하다. 아홉 달의 임신 기간과 5분간의 쾌락은 확실히 비교가 된다. 이를 감안하면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기보다는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사실에 따르면, 일부다처제가 고도로 발달된 사회는 남성의 승리를 상징하고, 반대로 일부일처제 사회는 여성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올바른 생각이 아니다. 일부다처제 사회도 본래는 모든 남성 중의 한 명 혹은 소수 남자의 승리를 의미한다. 일부다처제가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 사는 남자는 대부분 독신생활을 선고받는 셈이 된다. 성비는 일정하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라도 진화를 통해서는 어떤 종류의 도덕적 결정도 끌어낼 수 없다. 출생 전의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하는 성에 대한 투자의 불균형은 하나의 현실일 뿐이지 도덕적 불법 행위가 아니다. 성의 불균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성의 불균형이라는 진화적 각본을 수용하는 일은 인간으로서는 어마어마한 유혹이다. 왜냐하면 성의 불균형은 남성의 외도를 호의적으로 여기는 편견을 ‘정당화‘ 해주기 때문이다. 혹은 그러한 진화적 각본을 거부하는 것도 상당히 끌리는 일인데, 그 이유는 성의 불균형이 성적 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압력을 약화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성의 불균형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 아무런 해답도 주지 않는다. 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서술하려는 것이지 인간의 도덕성을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천성적이라고 해서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 P273

또한 진화에서 가장 본성적인 것은 어떤 본성은 다른 어떤본성과 적대관계에 놓이게 되리라는 것이다. 진화는 유토피아를 가져오지 않는다. 진화는 한 남자에게 가장 좋은 것이 다른 남자에게는 가장 나쁜 것일지도 모르는 세상을, 혹은 한 여자에게 가장 좋은 것이 한 남자에게는 가장 나쁜 것이 될지도 모르는 세상을 가져다준다. 어떤 사람들은 본성적이지 못한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붉은 여왕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정수이다. - P274

이에 대한 답은 존 메이너드 스미스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는 경제학에서 빌려온 기술인 게임 이론으로 설명하였다. 게임 이론은 거래의 결과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인정한다는 점에서 다른 이론들과 다르다. 메이너드 스미스는 경제학자들이 서로 다른 경제 전략들을 대치시키는 것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서로 다른 유전적 전략들을 대치시켜 보았다. 이 방법에 의해 갑자기 해답을 찾게 된 질문의 하나는 왜 동물들마다 그처럼 서로다른 짝짓기 방법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수컷이 매우 일부다처적 성향을 지니며 새끼 기르는 것을 전혀 도와주지 않는 신천옹이 있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그리고 그 새끼 수컷은 하렘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상상해보자. 한 수컷이 일부다처주의의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대신에 한 암컷과 짝을 이루어 그 암컷이 새끼 기르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다면, 그 수컷은 결코 일확천금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 수컷은 대부분의 야심 찬 자신의 형제들보다는 훨씬 더 잘한 것이다. 암컷이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수컷이 도와줌으로써 새끼가 살아날 확률이 엄청나게 높아지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집단 내의 암컷들이어느 날 갑자기 그 수컷과 같은 성실한 수컷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여러 암컷과 관계하는 일부다처주의 수컷을 택할 것인가 하는 두 가지 선택권을 갖게 되었다. 성실한 수컷을 고르는 암컷들은 더 많은 새끼를 낳게 되고, 따라서 세대가 지나감에 따라 첩이 되려는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 일부다처주의의 유리한 점은 그와 함께 줄어들것이다. 이 동물은 일부일처제로 전환 된다. - P279

그 반대의 경우도 역시 일어날 수 있다. 캐나다산 흰어깨멧새 수컷은 들판에 자기 구역을 확보하고 함께 살아갈 여러 마리의 암컷을 유인한다. 암컷이 이미 임자가 있는 수컷의 무리에 합류한다는 것은그 수컷에게 새끼들의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만약 그 영토가 다른 수컷의 영토보다 먹이가 풍부한곳이라면, 그것은 여전히 암컷에게 그 수컷을 선택하도록 하는 조건이 된다. 수컷의 영토나 유전형질을 위해 일부다처제를 선택했을 때의 장점이 수컷의 부모 역할을 노린 일부일처제를 선택하는 것보다클 경우, 일부다처제는 확립된다. 이러한 이른바 ‘일부다처 임계 모델 Polygyny-threshold model‘은 북아메리카의 많은 늪지에 사는 새들이 어떻게 일부다처성이 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두 모델 모두 인간에게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가족을 부양하는평범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대장의 많은여자 가운데 하나가 되어 얻는 이득보다 크기 때문에, 인간은 일부일처성이 되었다. 혹은 남자들 간의 부의 불일치 때문에 일부다처성이 되었다.  - P280

우연하게도 일부다처 임계 모델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제기하였다. 일부다처제가 우리 사회에서 비합법적이 된 것은 누구에게 이익이 될까? 우리는 여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결혼을 강요당한다면 어떤 상황이든 그것은 비합법적인 것이 되므로, 일부다처제에서도 둘째 아내들은 자신의 몫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치자. 그럴 경우 직업을 원하는 여자는 3인 가정이 훨씬 더 편하다는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그녀는 아이를 돌보는 일을 분담해줄두 명의 파트너를 갖게 된다. 모르몬 교의 한 변호사가 말하는 바와같이 현대 직장 여성에게는 사회적인 요인 때문에 일부다처제가 매력적일 수가 있다. 그러나 남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만약많은 여성들이 가난한 남성의 첫째 아내가 되는 것보다 부유한 남성의 둘째 아내가 되기를 선택한다면, 상대적으로 미혼 여성은 감소하고 많은 남성들은 불행하게도 독신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일부다처제 금지법은 여성을 보호하는 법이라기보다 실제로는 남성을 보호하는 법이다.  - P282

그 다음 100만여 년 동안, 사람들은 그다지 많은 변화를 겪지 않았다. 그들은 초원과 나무가 있는 사바나에서 살았는데, 처음엔 아프리카에서, 나중엔 유라시아에서, 그리고 마침내는 호주와 아메리카에서도 살게 되었다. 그들은 먹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고, 열매와 씨를 모았으며, 자기 부족 내에서는 고도로 사회적이 된 반면에 다른 부족의 구성원에게는 적대감을 갖게 되었다. 도널드 시먼스는 이러한 시간과 장소의 조합을 ‘진화적 적응의 환경進化的 適應의 環境 Environment ofEvolutionary Adaptedness‘ 혹은 EEA라 부르고, 그것이 인간 심리의중심에 있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현재나 미래에 적응될 수 없다. 그들은 단지 과거에만 적용될 수 있다. - P290

야노마뫼 족만 특별히 이상한 것도 아니다. 국가나 정부가 사람들을 법으로 묶어놓기 전의 문맹 사회에 대해서 행해진 모든 연구 결과를 보면, 하나같이 높은 수위의 폭력이 존재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그 같은 사회에서는 전체 남자의 4분의 1가량이 다른 남자에게 살해되었고 살해 동기로는 역시 성에 관한 것이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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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 사회 이전, 특히 혼란의 시대에는 폭력이 성적 성공을 이끄는 길이었다. 다른 많은 문화권에서도 전쟁 포로는 대개 남자보다 여자 쪽이 더 많았다. 이러한 사실의 반향은 현대 사회에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군인들은 종종 애국심이나 공포 못지않게 전쟁의 승리가 가져다줄 강간의 기회로 동기 유발되어왔다. 이러한 사실을 간파하고 있는 장군들은 사병들의 월권을 눈감아줌으로써 병력 보충에 확신을 갖게 된다. 심지어 요즘에도 창녀를 찾아가는 것이 해병들의 짧은 휴가의 다소 공인된 목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전쟁에는 강간이 수반된다. 동파키스탄(지금의 방글라데시)은 1971년에 서파키스탄 군대에 의해 9개월 동안 점령되어 있었는데, 그동안에 40만 명에 이르는 여성들이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했다. 1992년 보스니아에서는 세르비아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강간 캠프가 세워졌다는 보고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자주 전해졌다. 산타바바라의 인류학자 돈 브라운Don Brown 박사는 그의 군대 시절을 다음과 같이 회상하였다. "남자들은 밤낮으로 섹스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들은 권력에 대해서는 결코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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