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학자들은 수년 동안 좋은 돌연변이에 관심을 집중해왔으며, 마치 대학과 산업체가 좋은 아이디어를 교차수정하는 것처럼, 성이 집단 안에 좋은 돌연변이를 퍼뜨리는 방법이라고 여겼다. 밖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을 끌어오기 위해서 기술에 ‘성‘이 필요하듯이, 단지 자신의 발명에만 의존하고 있는 동물이나 식물은 혁신이 느릴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다른 동물이나 식물의 발명을 구걸하거나훔치거나 빌려와 서로의 발명품의 복사본을 자신의 유선자와 함께 지니는 것이다. 벼에서 높은 수확과 짧은 줄기, 그리고 병충해에 대한 내성을 함께 얻고자 하는 식물육종가들은 마치 다량의 서로 다른 발명품을 다루는 생산자처럼 행동한다. 무성식물을 다루는 육종가는 동일 계열 안에서 서서히 축적되는 새로운 발명을 기다려야 한다. 흔히 아는 보통 버섯이 지난 300여 년 동안 양식되어오면서 거의 변하지 않은 이유는 버섯에 성이 없어서 선택적 육종이 가능하지않았기 때문이다. - P87
성의 유전자 조합의 파괴는 거의 성의 정의라고까지 할 수 있다. 유전학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성이 ‘연관, 불평형‘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 말은 만약 재조합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파란 눈과 금발의 유전자처럼 서로 연관된 유전자들은 언제나 함께 붙어다닐 것이기 때문에, 파란 눈과 갈색 머리를 지닌 사람이나 갈색눈과 금발을 지닌 사람이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성 덕분에 연관된 것끼리 끊임없이 상승 효과를 일으키는 일은 좀처럼 없다. 성은 ‘부서진 것이 아니면 손대지 말라‘는 지엄한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성은 무작위성을 증가시킨다. - P89
‘뮐러의 톱니바퀴 Müller‘s Ratchet‘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의 이론에 대한 간단한 예는 다음과 같다. 어항에 열마리의 물벼룩이 있다고 하자. 그중 한 마리만 완전하게 돌연변이와 무관하고나머지 다른 물벼룩들은 하나 혹은 두서너 개의 작은 결함을 지니고있다. 평균적으로 각 세대에서 다섯 마리만이 물고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자손을 낳는다. 결함이 없는 물벼룩이 자손을 낳을 수 없는확률은 50퍼센트다. 마찬가지로 가장 결함이 많은 물벼룩도 같은확률을 가지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결함이 없는 물벼룩이 일단 죽고 나면 어항 내에 다시 결함이 없는 물벼룩이 생기는 유일한 방법은 매우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지만, 결함이 하나 있는 물벼룩이 돌연변이를 교정할 수 있는 다른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이다. 자신의 유전자 어디엔가 하나의 결합을 가지고 있는 물벼룩이 유전자 다른 곳에 돌연변이를 또 일으키면 도리어 두 개의 결함을 지닌물벼룩이 쉽게 만들어진다. 다른 말로 하면, 어떤 혈통들을 무작위로 잃게 되면 집단 내의 결함 평균 수치는 점점 증가하게 된다. 마치한쪽 방향으로는 잘 돌아가지만 다른 방향으로는 잘 돌지 않는 톱니바퀴마냥 유전적 결함도 불가피하게 축적되는 것이다. 톱니바퀴가도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완벽한 물벼룩이 성을 가지는 것이며, 결함이 없는 자신의 유전자를 죽기 전에 다른 물벼룩에게 물려주는 길뿐이다. 뮐러의 톱니바퀴 이론은 복사기를 이용하여 어떤 서류의 복사본의 복사본의 복사본을 만들 때 적용된다. 단계적으로 연속하여 복사할 때마다 복사본의 질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때묻지 않은 원본을잘 지키고 있어야만 깨끗한 복사본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원본을 복사본들과 함께 파일에 보관하는데, 파일에 복사본이 한 장밖에 없을 경우에만 복사본을 더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복사를 위해 파일에있는 복사본을 쓸 수도 있고 원본을 쓸 수도 있다. 일단 원본을 잃고나면, 최선의 복사본이라도 이전의 복사본만큼 좋지 않다. 그러나 최악의 복사본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그것을 복사하게 되면 언제나 그보다 더 나쁜 복사본을 만들게 된다. - P90
만약 뮐러의 톱니바퀴가 큰 생물에게만 문제가 된다면, 왜 그렇게 많은 작은 생물들이 성을 지니고 있는가? 더구나 톱니바퀴를 멈추게 하는 데는 단지 간헐적으로 성을 지니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다. 톱니바퀴를 멈추기 위해서라면 그렇게 많은 동물들이 하나같이 무성생식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던 모스크바근교 포스치노에 있는 컴퓨터연구센터의 알렉세이 콘드라쇼프Alexey Kondrashov는 1982년에 뮐러의 톱니바퀴 이론에 반대되는이론을 찾아냈다. 콘드라쇼프는 무성생식 생물 집단에서는 생물체가 돌연변이 때문에 죽게 될 때마다 그 하나의 개체가 사라질 뿐임을 지적했다. 그런데 유성생물 집단에서 어떤 개체는 돌연변이를 많이 가지고 태어나며, 어떤 개체는 거의 돌연변이를 가지지 않은 채태어난다. 이때 돌연변이를 많이 지닌 개체가 죽게 되면, 성은 톱니바퀴를 거꾸로 돌리면서 돌연변이를 제거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해로운 것이니, 이것은 크나큰 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방법으로 돌연변이를 없애는가? 그냥 교정을 잘 봐서 돌연변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콘드라쇼프는 왜 이런 방법이 이치에 맞는지 기발한 설명을 제안했다. 교정을 완벽하게 하려면 완벽에 가까워질수록 비용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마치 수익체감의 법칙과 같다. 실수를 약간 허용하는 대신 성을 가짐으로써 돌연변이를 제거하는 것이 아마도 더 싸게 들 것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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