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은 유전적 특징은 유전자라고 알려진 구체적 실체로 전달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이면에는 검증되지 않은 이분법이 묻혀 있다. 적자가 생존하기 위해 애쓸 때 이들은 누구와 경쟁하는 것인가? 같은 종 안의 다른 개체들인가? 아니면 다른 종의 개체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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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심리학자 니콜라스 험프리 Nicholas Humphrey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제기했다. 사람은 실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보다 한 술 더 뜨기 위해 지능을이용한다. 사람 속이기, 속임수 알아채기, 타인의 동기 알아내기, 사람 이용해 먹기 등과 같은 것들이 바로 지성을 이용해서 하는 일들이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내가 얼마나 영리하고 재주가 있는가가아니고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더 영리하고 많은이다. 지성의 가치는 무한하다. 같은 종 안에서 이루지는 선택은 언제나 종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선택보다 더 중요해진다.
- P67

동물의 세계를 보면 개체는 같은 종이거나 다른 종이거나 모두 다른 개체와 투쟁을 벌인다. 사실, 한 생물이 마주치게 되는 가장 가까운 경쟁자는 바로 같은 종의 일원이다. 자연선택은 아프리카 영양이한 종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전자가 아니라 개개의영양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유전자를 고른다. 그러한 유전자는 유전자의 이점을 보여주기 훨씬 전에 벌써 사라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좋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 싸우는 것처럼 다른 종과 투쟁하지 않는다.
윈-에드워스는 동물들이 자기 종을 위한 일을 하거나 적어도 자기가 속하는 집단을 위한 일을 한다고 굳게 믿었다. 한 예로 그는 바다새들은 수가 많아지면 식량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번식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가 쓴 책의 결과로 두 분파가 생겼다. 하나는 동물의 행동은 대부분 개체의 이익이 아니라 집단의이익에 의해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집단선택론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개체의 이익이 언제나 앞선다고 주장하는 개체선택론자들이다. 집단선택론자들의 주장은 본질적으로 호소력이 있다. 사람들은 단체 정신이나 자비심이 도덕적이라는 분위기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주장은 동물들에서 관찰되는 이타주의를 설명할 수 있다. 꿀벌은 동료 벌들을 구하기 위해 적에게 침을 쏘고 죽는다. 새들은 적이 나타나면 동료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동료의 어린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 인간 사회에서도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희생적인 영웅심으로 기꺼이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곧 알게 되겠지만 이것들은 다 잘못 본 것이다. 동물의 이타주의는 꾸며낸 이야기이다. 가장 훌륭한 희생의 경우라도, 동물들은 사실 그들 자신의 유전자의 이기적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설사 동물들이 몸을 희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러하다. - P68

그러나 조지 윌리엄스가 말한 바는 그것이 아니다. 개개의 동물들도 때로는 협동을 하며, 인간 사회가 누구에게나 가차 없는 전쟁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협동이란 거의 항상 어머니와 아이들, 그리고 일벌들처럼 가까운 혈족관계에서 일어나거나, 직접 또는 궁극적으로 개인에게 이익이 되도록 일어난다는 것도 알았다. 여기에 예외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이기주의는 이타주의보다 보상이 커서 이기적인 개체는 자손을 더 많이 낳게 되고 결국 이타적인 개체는 멸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타적인 개체가 친척을 돕는다면, 자신의 유전자를 나는 개체들을 돕는 셈이다. 그들이 공유한 유전자 어딘가에 이타성이 있었을것이다. 이타적인 개체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유전자는 멀리 퍼지게 된다. - P71

이 사고 실험유전자가 생물체를 무성생식하게 만들면은어마어마한 수치적 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메이너드 스미스나 기린, 윌리엄스 같은 사람들은 고민에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포유류와 조류, 무척추동물의 대부분 대다수의 식물과 곰팡이류, 상당수의 원생동물들이 유성생식을 한다고 할 때, 성의 이점을 보상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게아닐까?
‘성의 대가‘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우리가 금전의 노예가 되어버렸다고 개탄하는 사람들이나, 이런 논쟁을 외양만 그럴듯한 것이라고아예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디 벌새에 대해 설명해보시라. 벌새가 살아가는 방법이 아니라, 도대체 벌새가 왜 존재하는가를 설명해보라. 만약 성의 대가가 없다면 벌새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벌새는 꽃들이 곤충이나 새들을 유혹하여 수분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꿀을 먹고 산다. 식물은 어렵게 얻은 설탕으로 꿀을 만들어 벌새에게 선물로 준다. 이 선물을 주는 것은 벌새가 몸에 꽃가루를 묻혀서 다른 꽃으로 날라주기 때문이다. 다른 꽃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첫 번째 꽃은 꽃가루 전달자에게 꿀이라는 뇌물을 바치는 것이다. 따라서 꿀은 바로 식물이 성을 찾고자 할 때 생겨나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대가이다. 성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면 벌새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 P75

이쯤에서 잠깐 옆길로 벗어나 분자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 유전자를 이루는 물질인 DNA는 네 가지 화학물질 ‘염기‘라는 간단한 알파벳으로, 마치 두 개의 점과 두 개의 짧은 선으로 이루어진 모스 부호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가늘고 긴 분자이다. 이 네 개의 염기를 각각 A, C, G, T의 영문 알파벳으로 부르자. DNA의 묘미는 각각의 글자가 다른 특정 글자와 상보적이라는 것인데, 이 말은 곧 각 글자가 특정 글자하고만 짝을 이룬다는 뜻이다. A는 T, T는 A와 짝을 이루며, C는 G와, G는 C와 짝을 이룬다. 이는 곧 DNA를 복제하는 데는 자동적인 방법이 있음을 의미한다. 즉 DNA 분자 가닥을 따라 내려가면서 상보적인 글자를 하나씩 맞춰가는 복제 방법이다.
AAGTTC라는 염기서열은 상보적 DNA 가닥에서는 TTCAAG가 된다. 이 염기서열을 한 번 더 복제하면 원래의 서열을 다시 얻을 수있다. 각 유전자는 DNA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보적 서열은그 유명한 DNA 이중나선에 함께 꼬여 있다. 특수효소가 DNA 가닥을 오르내리며 이동하다가 끊어진 부분을 발견하면, 상보적 가닥을 참조로 하여 회복시킨다. DNA는 햇빛이나 화학물질에 의해 끊임없이 손상된다. 만약 복구효소가 없었다면 DNA는 무의미한 글자덩어리로 빠르게 전락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DNA의 두 가닥이 같은 곳에서 함께 손상되는 경우는어떻게 되겠는가? 이런 일은 아주 흔한데, 예를 들자면 채워진 지퍼위에 접착제 한 방울이 떨어진 것처럼 DNA의 두 가닥이 함께 붙어버린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DNA 복구효소들은 DNA의 무엇을 복구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다. DNA 복구효소가 유전자가 어떤 모양이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주형이 필요하다. 성은 이러한 주형을 제공해준다. 성은 다른 개체로부터 동일한 유전자의 복사본을 가져오거나(이종교배), 같은 개체 내의 다른 염색체로부터 유전자의 복사본을 얻게 된다(재조합). 이제 새로운 주형을 참조하여 DNA의복구가 진행된다. - P82

더구나 복구 이론자들이 재조합에 관해 주장하는 사실은 모두 유전자의 보조 복사본을 보유하자는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일을하는 데는 염색체들 사이에서 유전자를 무작위적으로 교환하는 것보다 더욱 간단한 방법이 있다. 이를 이배성性이라고 한다." 난자와 정자는 반수이다. 이들은 남녀 유전자의 복사본을 하나씩 지니고 있다. 박테리아나 이끼와 같은 하등식물도 반수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물과 거의 모든 동물들은 이배체二倍體이다. 즉이들은 모든 유전자를 둘씩 가지고 있는데, 각각 부모에게 하나씩받은 것이다. 몇몇 생물, 특히 자연에서 유래한 식물들이나 크기가 커서 사람들에게 선택된 식물들은 배수체이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잡종 밀은 6배체이므로 모든 유전자의 복사본을 여섯 개씩가지고 있다. 고구마의 자성 식물은 8배체나 6배체인데, 음성식물은 4배체이다. 이 불일치는 고구마의 씨 없음을 일으킨다. 무지개송어의 어떤 종이나 닭의 어떤 종은 3배체이다. 몇년전에는 3배체인 앵무새 한 마리가 알려지기도 했다. 생태학자들은 식물에서 나타나는 배수성 일종의 성의 대체물이 아닌가 생각하이기 시작했다. 고도가 높은 지역이나 위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많은식물들이 성을 택하는 대신 무성생식의 배수성을 택한 듯하다.
생태학자들까지 언급하다니 너무 앞서갔다. 쟁점은 유전자 복구이다. 만약 이배체 생물이 성장하면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사이에 재조합을 조금씩 일으킨다면 유전자 복구의 기회는 풍부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유전자들 사이의 재조합은 마지막의 독특한 단계, 즉 난자와 정자를 형성하는 감수분열에서만 일어난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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