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짐작하겠지만, 이런 얼굴 형상 목격담에 대해 이제는 세속적인 설명을 해보기로 하자. 우리의 시각체계가 얼굴, 사물, 단어를 인식할 때 해결하기 어려운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조명 상태, 거리, 각도, 부분 노출, 색상 등 인식 대상이 다양한 조건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신호가 약할 때 증폭기를 켜듯 시각체계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패턴을 접할 때 극도로 민감해진다. 우리 뇌의 시각 영역은 기대하는 이미지와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활성화된다. 뇌는 단 0.2초 안에 의자나 자동차 같은 사물들과 사람의 얼굴을 구별할 수 있다. 의자 같은 사물에서 주차요금 징수기나 3극 접지 콘센트처럼 사람의 얼굴 모양을 닮은 사물을 구별하는 데에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얼굴과 비슷한 사물을 보면 실제 얼굴에 매우 민감한 방추이랑 fusiform gyrus(좌측 측두엽에 위치)이라는 뇌 영역이 활동을 시작한다. 즉 무엇이건 얼굴처럼 생긴 물건을보게 되면 뇌는 즉시 그 물건을 얼굴로 취급하고 주변 사물과 다르게처리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얼굴 모양의 패턴을 매우 쉽게 실제 얼굴로 인식한다. - P227
<그레이 아나토미>와 <하우스> 같은 텔레비전 의학드라마나 키팅 박사가 운영하는 세인트루이스 진단 클리닉에서 만날 수 있는 특이 환자들과는 달리, 의사들이 매일 만나는 환자들 대부분은 지극히 평범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보다는 흔한 감기, 임상적 우울증보다는 일상적 슬픔을 접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예상해 가장 개연성있는 진단을 내리도록 배웠기 때문에 일반 증상을 재빨리 알아낸다. 일반인들은 전문가일수록 더 다양한 종류의 질병과 대안을 고려해 진단을 내릴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전문성은 다양한 것들을생각하는 능력이 아니라 관련 없는 것들을 걸러내는 능력이다. - P229
수많은 심리학 입문서에는 아이스크림 소비와 익사율의 상관관계 고찰이 등장한다. 아이스크림 소비가 많은 날에 사람들이 더 많이 익사하고, 아이스크림 소비가 거의 없는 날에는 익사율이 낮다. 아이스크림섭취가 익사 원인은 아닐 테고, 익사 소식 때문에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기피하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제3의 요인인 ‘더위‘가 이 둘의 주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겨울에는 아이스크림 소비도 줄어들고 수영하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익사율도 낮다이 사례를 통해 원인 착각에 숨겨진 두 번째 중요한 편견(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때 한 사건을 다른 사건의 원인으로 추론)을 살펴볼 수 있다. 심리학 교재가 아이스크림-익사 상관관계를 이용하는 이유는 한쪽이 다른쪽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반면, 언급되지 않은 제3의 요인이 두 사건 다 일으켰을 가능성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처럼 간단하게 원인 착각을 간파하기 어렵다. - P232
음모론은 대부분 음모가 있었다는 관점에서 사건 원인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패턴을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음모론은 우연의일치로부터 인과관계를 추론한다. 음모론을 믿으면 믿을수록 원인 착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음모론은 예측을 벗어난 패턴 인식 방법에서 비롯된 결과이며 ‘성모마리아 샌드위치‘ 의 인식적 변형이다. 부시가 사전에 계획한 이라크침공을 정당화하려 9.11 테러를 조작했다고 믿는 음모론자들은 부시가그 공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증거로, 첫번째 비행기가 타워에 부딪치는 것을 보았다는 부시의 잘못된 기억을 재빨리 떠올렸다. 힐러리 클린턴을 ‘당선되려고 별별 수를 다 쓰는 인간‘ 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보스니아 저격수에 대한 힐러리의 잘못된 기억을 ‘거짓말하고 있는 증거라고 재빨리 결론지었다. 둘 다 자신의 편견대로 그 사람의 모습을이용해 사건을 패턴에 끼워 맞춘 케이스다. 사람들은 자신이 중요한 원인을 찾았다고 강하게 확신한 나머지 더 이치에 맞는 다른 설명이 있을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 P233
상관관계의 원인에 대한 인지 오류는 이야기의 힘과 밀접한 관련이있다. 십대가 성적인 음악을 듣거나 폭력적인 게임을 한다고 들으면 사람들은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같은 십대가 그 뒤에성관계를 갖거나 폭력적이 되기 쉽다고 하면 인과관계로 인지한다. 이런 행동들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해석은 논리적 오류에 기초한다. 원인착각을 일으키는 세 번째 주요 메커니즘은 이야기를 해석하는 방식에서 발생한다. 사건이 순차적으로 일어나거나 연결되기만 해도 우리는먼저 일어난 사건이 나중에 일어난 사건의 원인이라고 추정한다. - P239
아들 질병의 진짜 원인을 안다고 확신하는 엄마의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그 원인이 틀렸음을 보여주는 수백 수천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한 실제 연구자료 수십 개보다 훨씬 더 영향력이 크다. 또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소재로도 훨씬 매력적이다. 강간당했다는 제니퍼 톰슨의강력한 증언이 로널드 코튼을 범죄자로 만들었듯, 한 엄마의 경험담은우리가 그 증거를 적절히 저울질할 수 있는 능력을 압도한다. 그 이야기는 감정, 즉 인간의 고통에 공감하고 일화에 지나치게 영향력을 부여하려는 우리의 본성에 호소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경험에 공감할수록 그 경험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덜 비판하고 더 잘 기억하게된다. 수많은 광고 캠페인은 바로 이 약점을 파고든다. 광고 모델에게공감하는 시청자는 비판의 말을 아낀다. 자폐증의 경우 그 결과는 재앙이었다. - P259
감지한 원인을 착각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어렵다. 과학과 통계자료로 개인적 일화를 극복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런 개인적 일화에 바탕을 둔 가설의 강력한 영향력은 그 가설이 불어넣은 감정의 결과일 것이다. 자폐증과 백신접종이 과학적으로 연관 없다고 밝힌 오피트의 권위있는 저서는 아마존닷컴의 5점 만점의 독자평점에서 3.9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 책에 달린 평점은 보통 다른 책에 매겨진 일반적인 평균과는다르다. 이 책을 집필 중인 현재를 기준으로 102명의 독자 중 70명은 최고점, 25명은 최저점을 준 반면 중간점(3점)을 준 사람은 단 한 명도없었다. 오늘날 백신접종이 자폐증과 전혀 관련 없다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29퍼센트의 사람들이 "자녀에게 접종시키는 백신에는 자폐증을 일으키는 책임이 일부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대중매체들이 착각에 불과한 원인에 그토록 관심을 보인 걸 감안하면, 영향을 받은 사람이 그 정도라는 사실이 다행스럽긴 하지만 과학은 기껏해야 불완전한 승리만을 얻었을 뿐이다. 만약 29퍼센트에 해당하는 부모가 그러한 믿음을 실천에 옮겨서 자녀에게 백신접종을 시키지 않는다면, 사회 전체의 면역력은 대규모 홍역 발생을 일으킬 만큼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철저한 실험보다 개인적 일화를 바탕으로한 증거에 의존하는 새로운 자폐증 치료법이 계속 나타나 부모들을 위험한 길로 인도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이 이 장을 읽음으로써 원인착각을 이용한 이러한 시도들에 면역력을 갖길 바란다. - P264
잠재력 착각潛在力錯覺 (illusion of potential)은 방법을 알기만 한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직 활용하지 못하는 지적 능력이 우리 뇌에 엄청나게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착각이다. 이 착각은 다음의 두 가지 믿음의 결합이다. 첫째, 인간의 정신과 뇌는 여러 다양한 상황이나 환경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기고 있다. 둘째, 이 잠재력은 매우 쉽고 간단한 기술로도 발휘할 수 있다. ‘모차르트 효과‘는 이런 착각이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을 어떻게 수백만 달러짜리 사업이 될 수 있는 인기 있는 전설로 탈바꿈시키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 P269
스토와 스틸 그리고 그 외 연구자들의 연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초 발견자들의 출판물은 대중의 인식뿐 아니라 국가 정책에도 끊임없이 영향을 미쳤다(심지어 로셔는 미 의회에서 자신의 발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언론은 연구 주제가 발표된 첫 번째 연구에 무게를 실어 집중적으로 보도했으며 이후에 발표된 연구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러한편향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명성은 몇 달 후에 도달한 사람이나 최초의 업적을 이어나가는 사람이 아닌, 최초 발견자에게만 수여된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위대함의 여부는 역사만이 판단할 수 있는 회고적인 - P274
면이 있으며, 언론은 역사의 초안이 된다. 새로운 발견이 발표되면 언론인들과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두 곳 이상의 연구실에서 결과를 재현하기 전까지 이 결과를 보도할 생각이 없습니다" 라고 말하기 어렵다. 더욱이 10분 만에 IQ 점수가 9점이 오르는 놀라운 방법이 있다면더욱 그럴 것이다.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처음 보도되는 방식은 모든사람이 주시하는 희대의 범죄 사건이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되는 것과비슷하다. 나중에 용의자가 무혐의로 풀려난다 해도 별로 중요하지 않게 보도되는 것처럼, 눈길을 끌지 못하는 후속 실험 결과는 아예 소개되지도 않거나 어느 구석에 작게 실리는 것으로 그친다. 모차르트 효과 이야기는 전개될수록 점점 더 부풀려졌다. 관련 연구들이 모두 대학생이나 성인을 대상으로 수행됐는데도 모차르트가 아이, 유아, 심지어 태아에게까지 유익하다는 전설이 퍼져나갔다. 중국의 한 신문 칼럼니스트는 "서양에서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임신 기간에 모차르트의 오페라나 음악을 들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욱총명한 상태로 태어난다"고 썼다. 사회심리학자 에이드리언 뱅거터 Adrian Bangerter 와 칩 히스가 로셔와 쇼의 첫 번째 연구를 보도한 뉴스들을 조사해 본 결과, 연구 발표 해인1993년에는 언론의 큰 관심을 받긴 했지만 같은 시기에 같은 잡지에 발표된 다른 연구들이 받은 관심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언론은 정신분열증, 명왕성 궤도, 피부암, 심지어 남성과 여성의 섹스 파트너 수와 같은 다양한 주제들을 다뤘다. 하지만 그 뒤 8년여에걸쳐 모차르트 효과에 관한 논문은 다른 연구들보다 10배 이상 언론에 보도되었다. 다른 연구들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첫 번째 보도 이후 급격히 사라졌지만, 모차르트 효과는 그렇지 않았다. - P273
다수의 사람들이 미지의 수량에 대한 총 개수를 예측하려 할 경우에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은 모든 사람이 각각 자신의 예상 수치를 제안한 다음, 모든 예상 수치의 평균을 계산하는 것이다. 각 개인의 예상은 정확하지않을 수 있으나 똑같이 높거나 낮을 순 있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예상수치의 평균을 계산하면 너무 높은 예상 수치들과 너무 낮은 예상 수치들은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실제 총 개수에 가까운 예상 수치를 얻을수 있다. 21과학 분야의 연구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각각의 연구는 실제의 효과를 부정확하게 예측하도록 함으로써 결과를 왜곡시키는 무의식적인 편견이나 오류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모차르트의 음악을들은 후에 IQ가 얼마나 높아지는지에 관한 연구가 바로 그렇다). 다수의 연구로부터 평균치를 구하면 효과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게 하는 임의의 오류들은 평균으로 수렴하여 진실에 가장 가까운 예상 수치만 남게된다. 관련 연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메타분석의 결과는 하나의 뚜렷한 연구 결과나 로셔와 쇼의 첫 번째 논문과 같이 잘 알려진 연구 결과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 - P277
나는 ‘모차르트 효과‘는 없으며, 일반적으로 음악을 들었을 때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 이외에 어떤 이득도 없다고 결론지었다. 모차르트 음악이 당신을 더 총명하게 해주기보다는 아무 소리도 듣지 않거나 긴장을 푸는 일이 당신을 조금 더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본다면 모차르트의 음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일반적인 수준의 정신 자극과 비슷한 대조 조건이며 무음조건과 이완조건은 인지능력을 축소시키는 ‘처치‘ 이다. 어느 쪽이건 모차르트 효과를 거의 또는 전혀 설명할 수 없다. 일부 추가 연구는 이완조건이나 무음조건과 같은 대조 조건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 메타분석에서 제외되었다. 하지만 그 연구들은모차르트 음악의 뚜렷한 효과에 대해 또 다른 설명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한 예로, 연구자 수잔 할람Susan Hallan BBC 방송과 함께 영국 전역의 200개 학교, 8천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다. 어린이들은 모차르트의 현악 5중주, 과학 실험에 관한 토론, 또는 3곡의 팝송을 들은 다음, 로셔가 최초 실험에서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인지능력 검사를 받았다. 인기곡을 들은 어린이들의 인지능력이 가장 높았고 모차르트 음악과 과학 토론을 들은 어린이들은 차이가 없었다. 논문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모차르트 효과에 빗대어 ‘블러 효과‘라 불렀다. - P278
여러 면에서 이 믿음은 아주 순수한형태의 잠재력 착각이다. 우리가 뇌의 10퍼센트만 사용하고 있다면 방법을 찾을 경우 사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90퍼센트의 뇌를 틀림없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건지 알 수 없는 이 믿음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일부 법령들이 부정확하게 쓰여있어서 집행이 어렵듯, 이 설명도 "불분명해서 무효하다"고 선언되어야 한다. 첫째, 사람의 뇌 용량을 측정하거나 어느 정도의 용량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둘째, 어떤 경우에서든 뇌 조직이 장시간 어떤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조직이 죽은 거란 사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의 뇌가 10퍼센트만 사용되고 있다면 기적적인 부활이 일어나거나 뇌 이식을 수행하지 않고선 사용 비율을 끌어올릴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진화가 (또는 아주 총명한 창조주가) 우리에게 90퍼센트가쓸모없는 기관을 주었으리라 의심할 이유가 없다. 큰 뇌를 갖게 되면 인간은 생존하기 매우 어려운 종이다. 큰 뇌를 덮고 있는 머리도 커져서 힘들게 산도를 빠져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분만 중에 죽음에 이를 수있는 위험이 커진다. 우리가 뇌의 일부만 사용하고 있었다면 자연 선택은 오래 전에 인간을 줄어들게 만들었을 것이다. - P286
그렇다면 팝콘과 콜라 연구는 뭐였을까? 바로 이 실험이 대중에게 잠재의식 설득 기술이 효과 있다고 믿게 만든 원인이다. 연구 발표 후고작 일 년 만에, 미국 성인 41퍼센트가 잠재의식 광고를 들어봤다고응답했다. 이 수치는 1983년에는 81 퍼센트까지 치솟았고 우리 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잠재의식 광고가 효과적이라고 믿었다. 윌슨은 저서에서 팝콘 콜라 실험 배후에 있던 제임스 비커리James Vicary라는 광고 전문가를 상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로부터 10년도 전에비커리가 그 연구는 사기였다고 공공연히 인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광고시대Advertising Age〉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커리는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연구‘를 꾸며냈다고 고백했다. 다른 연구자들이 비커리가 거짓으로 주장한 실험결과를 재현해보려 했지만 성공사례는 없다. 한 캐나다 방송국은 자사 프로그램에서 "지금 전화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순간적으로 짧게 반복해서 내보냈지만 전화량은 늘지 않았다. 이후 그들은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보았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정답을 말하지 않았고, 많은 사람이 배고프거나 목말랐다고만 응답했다. - P291
이 놀라운 발견은 <네이처>에도 실렸다. 우리의 정신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당신이 스도쿠를 잘하기 위해 여가시간의 대부분을스도쿠 게임으로 보낸다고 가정하자. 물론 그럴 경우 스도쿠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비록 해본 적은 없더라도 캔캔 퍼즐(스도쿠의 최신변형)을 풀 수 있는 능력 역시 향상될 것이다. 캔캔퍼즐의 수행능력 향상은 어느 정신적 기술이 이와 매우 유사한 다른 기술도향상시키는 ‘제한적인 이전‘의 사례다. 스도쿠 연습이 암산능력을 향상시켜 머릿속으로 소득세를 산출하거나 전화번호 숫자를 기억하는 능력을 향상시켰다면 더욱 놀라운 것이다. 이러한 기술의 향상은 ‘폭넓은 이전‘을 의미한다. 메달오브아너 게임을 훈련한 결과, 상대보다 빨리 총을 쏴야하는 비슷한 비디오게임에서 타깃을 발견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면 제한적인 이전이다. 운전 중에 주변상황에 대한 주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메달오브아너 게임을 하는 것은 전화번호를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스도쿠를 하는 것과 같다. 이는 폭넓은 이전의 예이며, 특별히 훈련되지 않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유용하다. 게다가 이경우에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뭔가를 하면서 다른 기술을 향상시켰다. "연습하면 완벽해진다"는 격언이 있는데, 만약 그 ‘연습‘ 이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것뿐이라면 누가 연습을 마다하겠는가. - P307
또한 게임에 숙달된 전문가들이 실험실에서는 인지 테스트 성과가좋더라도 실생활에서 인지과제를 수행할 때는 나아진 게 없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인지능력과 관계없는 뭔가 다른 요인이 테스트 성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월터 부트는 댄과의 인터뷰에서 과학 문헌에서는 좀처럼 논의되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을언급했다. "비디오게임에 숙달된 사람은 자신의 전문기술에 근거한 연구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과제를 더 잘 수행했을 것이다. 광고를 통해 모집된 참가자들이나 선발된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전문가라서 선택되었다는 걸 알고,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동기부여가 잘되어 있고, 더 주의를 집중하며,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중매체에서 다루고, 특히 게이머들이 자주 가는 블로그에서 그들은 남들보다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반면 비전문가들은 자기가 참여한 실험이 비디오게임 연구라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 달리 말하자면, 전문가들이 초심자들을 능가했던 것은 원래 그런 과제를 더 잘해서라거나 수천시간 동안 비디오게임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연구가 비디오게임 기술에 관한 것이고 그들이 더 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효과‘는 이런 부류의 실험에서는 잘 알려진 주제다. - P315
이런 종류의 상식을 나타내는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직관直觀intuition이다. 우리가 직관에 따라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믿는가는 주로 과거에추측하고 이해하며 축적해온 경험들에 기인한다. 직관은 아무런 생각없이 자동적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또한 직관으로 인해 우리는, 실제 능력 이상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 있고, 기억은 실제보다 세세하고 확실하며, 자신감에 넘치는 사람은 유능하기 때문이고, 자신은 실제보다 더 많이 알고 있으며, 우연히 시간상 같이 일어나고 관련 있으면인과관계라 여기고, 사람의 뇌는 방대한 능력을 발휘할 잠재력이 충분하고 언제든지 활용가능하다고 섣불리 판단하고 착각한다. - P329
분석이 언제나 직관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 직관은 분명 유용하지만, 실제로 직관에 의한 판단이 더 옳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는한 직관이 분석보다 훌륭하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성공적인 의사 결정을 위한 열쇠는 직관을 신뢰해야 할 때와 직관을 경계하면서 고되지만 모든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때를 아는 데 있다. - P336
일상의 착각들을 염두에 두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예전처럼 자기 자신을 확고히 믿진 못하겠지만, 자신의 정신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고 사람들이 때로 어이없이 행동하는 이유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멍청해서, 오만해서, 무지해서, 부주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상의 착각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결론으로 성급하게 뛰어들기 전에 항상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하기를 바란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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