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눈 위에 밤새 또 눈이 내렸다. 아침에 눈이 그치자 푸른 소나무 숲 사이로 성벽이 하얗게 빛났다. 송파나루 건너편 산악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낮게 깔리면서 삼전도 들판을건너왔다. 산성 언저리부터 바람은 여러 갈래로 흩어져 계곡을 따라 치솟았다. 골바람이 밀고 올라올 때 성벽을 따라가며눈이 날렸다. 날리는 눈가루 속으로 햇빛이 스며들어 무지개빛을 튕겼다. 가파르게 굽이치는 성벽 위 허공에서 빛의 대열바람에 흩어졌다. 군병들은 눈이 부셨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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