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승복은 오전에 흠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춘 교육자들의 강력한 증언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소위 지체 아동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가르치고, 그들의 발달을 연구하고,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온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하고 행복해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그 아이들을 교육하지 않는 것은 잠재력을 묻어버리는 행위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으며, 소위 지체 아동도 배울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했다고 모든 증인이 입을 모았다. 생생한 경험적 증거는 설득력이 넘쳤다. 판사들이 보기에 주정부의 승복은 "압도적인 중거에 대한 영리한 반응"일 뿐이었다.
길홀은 승리를 거두었다. PARC의 부모들을 대신해 쟁취한 승리였다. 그는 소위 ‘법원 조정서‘ 초안을 작성할 권리를 위임받았다. 조정서란 법정다툼을 벌이던 양자가 합의에 도달했을 때 상세한 합의내용을 적은 문서다. 펜실베이니아주 정신장애인들을 위해 보다 나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2개월간 용어 하나하나를 심사숙고하며 주 정부와 13개 교육청이 취해야 할조치들을 문서화했다. 과거와 깨끗이 결별하고 신속하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 작업이었다.
우선 펜실베이니아주의 모든 가정, 펜헐스트를 비롯한 모든 수용시설, 모든 학교에서 "정신지체" 어린이를 찾아내라고 요구했다. 기한은 이듬해 6월까지였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제 자녀가 무료로 공교육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부모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그 후 각급 학교는 어린이 각자의 학습 능력에 맞는 교육과 훈련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했다. 길훌은 이 말이무슨 뜻인지 분명히 했다. 모든 어린이에게 최대한 "정상적인" 환경에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규 공립학교 교실이 특수 공립학교 교실보다 바람직하며, 특수 공립학교 교실이 기타 모든 교육훈련 프로그램보다 바람직하다." - P240

남은 것은 주지사의 서명뿐이었다. 법안이 그의 책상에 놓인 날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주지사에게는 12일이 주어졌다. 그사이에 법안을 거부하거나, 서명하거나,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수 있었다. 그런 경우 법안은 자동 통과되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주지사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건드는 말할 것도 없고 자폐공동체 전체가 걱정에 휩싸였다. 1974년은 로널드 레이건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주지사 임기가 끝나는 해였다. 그는 주 정부의 방만한 재정지출에 확실히 제동을 걸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되었고, 예산을 가장 방만하게 낭비하는 분야가 교육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한바 있었다. 자폐교육법에는 좋지 않은 징조였다. 법안이 통과되면 매년 학교에 입학하는 자폐 어린이 한 명당 3,000달러씩의 비용이들어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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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9월30일, 임기 마지막날 레이건은 법안에 서명했다. 그날레이건은 직무실 책상에 앉아 기념촬영을 했다. 그의 뒤로 몇몇 주의원들 사이에 절친한 친구인 로이드 놀란의 모습이 보인다. 버나드 림랜드도 있었다. 킴벌리 건드와 함께였다. 그날 하비는 진료실에서환자를 보았다. 코니는 평소처럼 집에서 아들 셋을 돌보았다.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한 후 레이핀 부부는 바로 소를 취하했다. 이제 막 레이건이 서명하여 발효된 그 법은 눈물어린 노력의 결실이었다. 이제 숀은 물론, 캘리포니아의 모든 자폐 어린이가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 것이었다. - P261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며칠간 같은 과정을 반복하자 개들은 실험이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반응을 보였다. 고기 분말을 입에 넣어주기 전부터 침을 흘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실 개들은 실험용 가운을 입은 파블로프의 조수가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을 흘렸다. 소화관 연구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침 분비량을 측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때 파블로프의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통찰이 떠올랐다. 파블로프와 개가 영원히 역사에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개들은 환경으로부터 뭔가를 학습한 것이었다! 혀에 음식이 닿았다는 자연적 자극이아니라 이전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모습, 흰 가운을 입은 실험보조원의 모습을 고기 분말의 맛과 연관시켰다. 이런 행동은 조건반사라고 불리게 되었다.
파블로프는 조건반사를 이해하기 위해 몇 년간 연구에 깊이 빠져 종을 울리는 등 다른 자극을 이용해 개의 소화 관련 반응들을 조절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했다. 1904년 그는 소화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수락 연설에서 열띤 어조로 자신이 개척한 심리학 분야에 관해 설명했다. 환경을 조작하여 개의 행동을 통제하는 데 관련된 몇 가지 법칙이 인간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연설을 마치면서 그는 자신의 생애에서 자신을 포함한 과학자들이 "우리의 심리적구조, 그리고 베일에 싸여 있었고 현재도 베일에 싸여 있는 그 작동기전"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밝혀내는 모습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축하를 보냈다.
파블로프가 노벨상을 수상한 뒤로 행동주의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혁명적인 명제는 동물과 인간의 심리가 상당히 많은 공통점을갖고 있다는 생각일 것이다. 1913년 이후 "행동주의의 아버지"로 추앙받은 미국의 존 왓슨 John Watson-Ison은 장차 "행동주의 선언"이라고 불리게 될 연설을 통해 기염을 토했다. "행동주의자는 인간과 야수를구분하는 경계선을 인식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입장은 그 대담한 의미는 물론, 인간이 특별하다는 관념에 모욕적이란 면에 있어서도 다윈의 진화론에 비견할 만했다. - P296

그들은 디키의 분노발작을 없애기 위해 당시 발표된 자폐증과 무관한 두 건의 연구에 착안하여 가벼운 처벌과 "소거"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 워싱턴 대학 연구진은 다루기힘든 유치원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행동 변화를 목록으로 열거하고 그래프로 요약했다. 그들은 교사에게 아이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지나치게 운다든지, 혼자 논다든지, 도저히 어떻게 할 수없을 정도로 심하게 몸을 긁는 것 등)을 나타내면 완전히 무시하라고 했다. 선생님의 주목을 끌지 못하자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이내 "소거" 과정을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완전히 사라졌다.
반대로 사이좋게 노는 등 보다 적절한 행동으로 바뀌면 교사는 즉시 주목했다. 교사의 주목은 강화에 효과적이었다. 적절한 행동의 빈도가 급속히 늘어났던 것이다. "주목"이란 반드시 칭찬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미묘한 개념이었다. 어린이 곁에 더 가까이 다가서 미소를 짓고, 도와주는 일이 모두 주목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니까 오늘날 육아상식처럼 여겨지는 일이 1962년 워싱턴 대학 실험실에서는 놀라운 발견이었던 셈이다. 그전까지 성인의 주목 행동이 어린이에게 강력한 강화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디키를 지켜본 연구팀은 이런 지식을 근거로 하나의 가설을 세웠다. 아이가 분노발작을 일으키는 동안 사람들이 그를 주목하는 것은 행동을 더욱 강화하고, 심지어 더 자주 그런 행동을 유도한다는것이었다. 실제로 직원들은 분노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정성을 다해 디키를 달래라는 지시를 받고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엄마 역시 똑같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엄마의 본능이나 모성애라고 할 만한 그런 충동이 행동분석가들의 눈에는 문제의 근원인 것 같았다. 엄마는 의도와 전혀 달리 보상을 통해 아이가 더 많은 분노발작을 일으키도록 유도한 셈이었다. - P300

1980년대 중반 혐오치료에 대한 대중의 반발은 장애인권리옹호단체, 부모 단체, 몇몇 유명 교육 전문가들과 힘을 합쳤다. 반대운동은 정확히 목표로 하던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사회적 담론에큰 영향을 미쳤다. 정서적 호소력이 강력했던 데다, 논리 또한 당시거대한 정신병원들을 닫게 만들었던 설득력 있는 주장들 중 하나와일치했던 것이다. 그 주장은 매우 단순했다. 장애인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단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커다란 건물을 지어 가두어 놓는 것이 잘못된 처사인 것처럼, 단지 교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체험을 강요하는 것도 잘못되었다는 논리였다.
논쟁은 다양한 계층에서 불타올랐다. 1988년 미국자폐협회 AutismSociety of America 는 "혐오치료 기법"에 반대 입장을 채택했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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