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5·16 군사 쿠데타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진적인 문화와 조직을 갖고 있었던 것은 군이었다. 많은 장교들이 미군의 필요에 따라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이 때문에당시 군은 가장 선진적인 집단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국가가 관할하는 공공 영역은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 국가기관보다 민간 기업의 효율성이나 창의성, 혁신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팔아야 하는 기업의 시각이나 비전이 한 국가 내에 머물러 있는 국가기구보다 더 뛰어난 것이다. 또한 국가의 계획이나 주도 역시, 앞서 논의한 대로, 단임 대통령제나 관료제의 문제로 인해 더 이상 효율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여야한다.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관료 집단은 여전히 규제를 풀지 않으려고 하고 시장에, 민간기업에, 시민사회에 지시하고 명령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한강의 자전거 도로에 문제가 생겨서 이를 해결하려고할 때 그 문제의 해결책은 공무원이 더 잘 알까? 아니면 매일, 매주 자전거를 타고 그 도로를 지나는 시민이 더 잘 알까? 국가 주도의 한계를 깨닫고, 이제 국가는 민간 영역과 시민사회에서 나타나는 혁신과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나 지원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예전처럼 ‘우리가 끌고 가겠다‘는 생각은 시대적으로 더 이상 유효하지않다. - P311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는 취임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친애하는 미국 시민 여러분, 국가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어보십시오."
이 말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실로 크다. 지금까지 우리의 민주주의는 국가가 중심에 있었다. 우리의 민주화는 독재에 맞서 정치적인 권리를 얻어내기 위한 오랜 투쟁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민주화30년이 지나면서, 정치에도 다양한 형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민사회도 상당히 강건해졌고, 제도적인 민주화도 과거와 비교할 때 튼튼히 확립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의 의식은 모든 정치적인 책임을 국가 권력에 미루고만있는 상황이다. 결국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이 주어진 일정한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거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인들이 공약을 잘 이행하는지를 감시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공간 속에서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이제부터라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가에 모든 것을 의존해서는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민 개인이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위해서 기여하고 봉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특권이나 예외 없이 우리 모두는 공동체의 존속과 발전에 책임이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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