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저녁 헬리콥터들이 총성에 놀란, 또는 앉아 있던 나무 밑동이 도끼에 찍히기라도 한 새들처럼 하늘을 가득 메웠다. 불그스름한 어스름 속에 태양이 지평선 밑으로 꺼져 갈 때 헬리콥터들은 단독으로, 또는 쌍을 이루어 솟아오르며 도시의 하늘 전역으로 뻗어 나갔다. 창 안으로, 골목 깊숙한 곳으로 메아리치는 회전 날개 소음은 그 아래 공기를압축하는 듯했다. 마치 투명한 기둥, 숨 쉬는 투명 원기둥 위에 세워진 것처럼 이중 날개로 되어 조종사와 포병이 다른높이에 탑승한 가냘픈 동체의 헬리콥터도 인력을 잔뜩 실은 커다란 헬리콥터도 있는 이 괴상한, 매처럼 생긴 움직이는조각상들은 천상을 가르며 두두두두 날았다. - P42

사이드와는 달리 나디아는 휴대전화를 제한할 필요를느끼지 않았다. 그녀처럼 제 집에 묶인 숱한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휴대전화는 기나긴 저녁의 벗이 되어 주었고, 이를 통해 나디아는 밤마다 쓸쓸하고 고요한 세상으로 깊숙이 나아갔다. 폭탄이 떨어지는 모습, 운동하는 여자들, 구애하는 남자들, 구름이 모여들고 파도가 유한하고 한시적이며 사라지는, 언젠가는 없어지고 말 행성의 수많은 혀처럼 모래를 핥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디아는 종종 소셜 미디어 영역을 탐색했지만 흔적은 거의 남기지 않았다. 스스로 글을 써서 올리는 일도 없었고,
온라인의 검은 옷이라 할 불분명한 아이디와 아바타를 썼다. 그들이 육체적으로 친밀해진 첫날 밤 먹은 슈룸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매한 것이었다. 당시 그 도시에서는 직접 배달해 주는 현금 주문 슈룸을 아직 구할 수 있었다. 경찰과 마약 퇴치 당국은 시장을 주도하는 다른 물질에 집중했고,
무해해 보이는 버섯류는 환각성이 있든 포토벨로 버섯이든 모두 비슷하게 보여서 요리사와 미식가들에게 희귀 재료를 공급하는 그 지역의 한 꽁지머리 중년 남자가 이 점을 이용해 작은 부업을 했으며, 사이버공간에서는 대체로 젊은이들이 팔로우를 하고 ‘좋아요‘를 눌렀다.
이 꽁지머리 남자는 몇 달 뒤 참수되었다. 고통을 가중시키려고 톱날 칼로 뒷목부터 잘린 그의 머리 없는 몸뚱이는한쪽 발목이 전신주에 묶여 매달렸고, 그를 처형한 자가 밧줄 대신 사용한 그의 신발 끈이 썩어서 툭 끊어질 때까지 다리를 벌린 채 덜렁거렸다. 누구도 줄을 끊어 시신을 내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그 도시의 자유분방한 가상 세계는 대부분의 일상생활과 큰 대조를 이루고 젊은 남자들, 특히 젊은 여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삶과 크게 달랐다.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드는 아이들은 조그만 화면을 통해 외국의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먹고, 심지어 존재에 회의가 느껴질 만큼 너무도 풍족하게 차려 놓고 먹을 것을 던지며 싸우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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