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홍채 속의 멜라닌은 일종의 주머니 같은 구조물인 멜라닌 과립 속에 존재하는데, 파란 눈을 가진 사람은 멜라닌 과립 속에 멜라닌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아 멜라닌에 의한 색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빛이 홍채에 유입되는 경우, 멜라닌 과립의 미세한 구조에 의해 파란빛이 더 많이 산란되어 눈이 파랗게보이는 것이다. 백인들 중에는 종종 어릴 때 파란 눈이었다가 커서는 갈색 눈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어릴 때는 멜라닌 세포의 기능이 활발하지 못해 홍채 속의 멜라닌 과립이 비어 있어서 파랗게 보이다가 성장하면서 멜라닌이 채워져 눈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 P123
홍채, 눈의 조리개 홍채의 1차적 역할은 동공의 크기를 적절히 조절하고 눈 안으로 들어가는 광량을 조절해 우리가 제대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홍채가만들어낸 구멍, 즉 동공은 눈 내부로 빛이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이다. 눈의 내부로 들어가는 빛이 너무 약하면 사물을 구별할 수 없고, 반대로 빛이 너무 강하면 눈이 부셔서 역시나 사물 구별이 힘들다. 따라서 빛이 약하면 홍채를 열어 동공을 크게 하고, 빛이 강하면 홍채를 닫아 동공을줄여야 눈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 P124
이처럼 홍채가 중요한 것은 동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동공의 색은 누구나 검다. 정확히 말하면 동공 그 자체는 원래 투명하지만, 눈 내부는 일종의 암흑상자이기 때문에 내부의 어두운 그림자 때문에 검게 보이는 것이다. 고유한 눈 색을 만드는 것이 동공을 제외한 홍채라는 것은컬러 렌즈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컬러 렌즈라고 해서 모두 색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공이 위치한 가운데 부분은 투명하고 가장자리 부위만 색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파란색 컬러 렌즈를 착용하더라도 세상이 파랗게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투명해서 내부가 비치는 동공의 이런 특징은 순식간에 귀여운 아기를 사탄처럼 보이게 만드는 적목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어두운 곳에서 플래쉬를 터트려 사진을 찍을 경우, 이미 열려있던 동공 안쪽에 순간적으로 강한 빛이 들어오면서 투명한 동공을 통해 눈 내부의 혈관이 직접 비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때의 붉은 눈은 눈동자 가운데에 동그랗게 만들어진다. 사람의 눈은 홍채 주름이 원형으로 배치되어있어 동공이 동그란 모양을 띠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고양이의 경우에는 세로로 길쭉한 동공을 가지지만, 양이나 염소의경우 가로로 째진 동공을 가지기 때문이다 - P125
동공의 모양은 동물의 습성과 관계가 있다. 미국과 영국의 연구팀은 동물 214종의 동공을 분석한 결과 양이나 소, 말 등 초식동물은 좌우의 시야를 넓혀 사냥꾼을 감시하고 눈부심을 방지하고자 가로로 길게 째진 동공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발표했다. 초식동물의 가로 눈이 정찰용이라면, 고양이의 세로로 길쭉한 동공은 감시용이다. 고양이는 세로로 긴 동공을 가지고 있다. 아주 어두운 곳에서는 이 동공을 크게 확장시켜 눈동자 전체가 동공으로 보일만큼 크게 확장시킬 수도 있고, 빛이 있는 곳에서는 가늘게 좁혀서 초점을 맞추기 용의하다. 게다가 세로형 동공과 가로형 눈꺼풀의 조합은 눈꺼풀을 내리는 위치를 조절하여 아주 세밀하게 빛의 유입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거의 눈을 감고 있는 듯한 경우에도 동공이 완전히 덮이지 않아 움직임을 감시하는 데 매우 유리한 눈이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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