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자가 운전하는 차를 적잖이 타보았지만, 가후쿠가보기에 여자들의 운전습관은 대략 두 가지로 나뉘었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난폭하거나 지나치다 싶을 만큼 신중하거나, 후자가 전자보다-우리는 그 점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훨씬 많았다. 일반론을 말하자면, 여자 운전자는 남자보다 조심스럽고 신중하다. 물론 조심스럽고 신중한 운전에 불만을 제기할 이유는없다. 그래도 그런 운전은 때로 주위 운전자들을 답답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 P9

다른 때는 옆에 누가 있으면 긴장해서 도저히 소리 내어 대사연습을 할 생각도 못 하지만, 미사키의 경우에는 그 존재가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가후쿠는 그녀의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면이 감사했다. 그가 옆에서 아무리 큰 소리로 대사를 읊어대도 그녀는 마치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굴었다. 어쩌면 정말로 아무것도 귀에 들어가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항상 운전에 신경을 집중했다. 혹은 운전이 가져다주는 특수한 선의 경지에 빠져 있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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