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암댁은 물문 근처로 천천히 다가갔다. 수많은 구경꾼들이 돌팔매처럼 집어던지는 경멸에 찬 눈초리, 낄낄거리는 웃음을 홈빡뒤집어쓴 채로 완장은 물문을 향해서 흘러오고 있었다. 물문에 가까이 이를수록 점점 빠르고 거세지는 물살에 실려 완장 또한 걸음을 재우치고 있었다.
운암댁은 물문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들 때까지 아들의 완장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뗄 수가 없었다.
일단 소용돌이에 먹혀 시야에서 사라지는 듯싶던 그것은 물고기떼의 탈출을 막으려고 물문 주위에 둘러친 굵고도 촘촘한 철망에걸려서 제자리를 맴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소용돌이를 타고 언제까지나 맴돌이를 계속할 작정인 듯했다. 그것이 눈앞에서 없어지지 않는 한 운암댁 역시 언제까지고 물문 근처를 떠나지 않고 지켜볼 작정이었다. 마치 너무도 한이 맺혀서 아직도 저수지를 떠나지못하고 물문 주위를 맴도는 아들의 얼굴이라도 대하듯이 그니는 끝끝내 완장의 행방을 주시하고 있을 작정이었다. - P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