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방울새가 한결같은 눈을 반짝이며 나를 가만히 응시했다. 나무판은 무척 작아서 내가 빌린 미술 책에 적힌 것처럼 ‘A4 용지보다 아주 조금클 뿐‘이었다. 하지만 제작 연도와 실제 치수 같은 교과서적인 죽은 정보는전혀 상관없었다. 패커스 팀이 4쿼터에서 2점 앞서고 있는데 얼음 같은 싸눈이 경기장에 쌓이기 시작하면 신문 스포츠란의 통계가 상관없어지듯이 말이다. 그림은 그림의 마법과 생생함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카메과에 눈송이와 푸르스름한 빛이 소용돌이치는 그 이상하고 비현실적인 순간과 같았다. 그렇게 말없이 바람이 휘몰아치는 순간이면 경기는,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는 더 이상 아무 상관없고 그저 술만 마시고 싶어진다. 나는 그림을 보면 항상 똑같은 한 지점에 집중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지금도 존재하고 언제까지나 존재할 쏟아지는 찰나의 햇빛이었다. 방울새의 발목에 달린 사슬이 눈에 띄는 것은, 혹은 잠깐 파닥이다가 항상 늘 같은 절망의 자리에 내려앉아야만 하는 것이 살아 있는 작은 생물에게 얼마나 잔인한 삶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주 가끔뿐이었다. - P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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