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그러나 이제 자연 생태계가 너무나 많이 파괴되어 이런 미생물이 점점 많이 점점 널리 퍼지고 있다. 나무들이 벌목되고 토종 동물들이 도살될 때마다, 마치 건물을 철거할 때 먼지가 날리는 것처럼, 그들의 몸에 깃들어 살던 미생물들이 주변으로 확산된다. 밀려나고 쫓겨나 서식지를 빼앗긴 기생적 미생물 앞에는 두 가지 길이 놓여 있다. 새로운 숙주(또는 새로운 종류의 숙주를 찾든지, 멸종하는 것이다. 이들이 특별히 우리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너무 많이 존재하고, 너무 주제넘게 침범하는 것이다. 질병의 역사를 연구하는 윌리엄 맥닐 William H. McNeill은 이렇게 말한다. "굶주린 바이러스, 또는 심지어 세균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더라도 수십억 인체는 기가 막힌 서식지입니다. 인구는 최근까지도 지금의 절반에 불과했지요. 약 25~27년 사이에 인류는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니 인체에 침입하여 적응할 수만 있다면 기가 막힌 표적이죠." 바이러스, 특히 게놈이 DNA가 아니라 RNA로 되어 있는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쉽게 일어나 매우 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 - P53

나는 단순한 정의가 좋다. 즉, 신종 전염병이란 ‘새로운 숙주 집단이 처음 노출된 후 발생률이 계속 증가하는 감염병‘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는 물론 ‘감염‘, ‘증가‘, 그리고 ‘새로운 숙주‘다. 그렇다면 재유행 질병이란 ‘장기간에 걸친 역학적 변화에 따라 기존 숙주 집단에서 발생률이 증가하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핵은 재유행 질병으로 특히 아프리카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결핵균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회란 에이즈에 감염되어 면역기능이 완전히 없어진 환자들이다. 황열 역시 감염된 원숭이와 감염되지 않은 사람사이에 이집트숲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경이 다시 조성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재유행한다. 야생 원숭이를 보유숙주로 모기가 옮기는 또 다른 질병인 뎅기열은 2차대전 이후 동남아시아에서 재유행했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도시화의 진행, 여행객의 증가, 부적절한 하수 관리, 비효율적인 모기 방제, 기타 다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다. - P55

 더욱이 ‘신종 인수공통감염병의 71.8퍼센트는 야생동물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가축은 중요한 역할을하지 않았다. 그들은 말레이시아의 니파와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사스를 예로 들었다. 더욱 주목할 것은 가축에 의한 질병과 달리 야생동물과 관련된 발병 건수의 증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야생동물에 의한 인수공통감염병은 모든 신종 전염병 중 전 세계인들의 보건에 가장 중요하고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로 볼 때, 신종 전염병의 예측 수단으로 야생동물 집단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인수공통감염을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병원체를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리적인 결론이다. 야생동물들을 눈여겨보자. 이들을 포위하고, 구석으로 몰고, 몰살시키고, 잡아먹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질병에 걸리는 것이다. - P57

 최종보고서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기나긴 동물종의 목록 외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앞으로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세 가지 중요한 가정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첫째, 그들은 초기 연구를 근거로 보유숙주가 포유동물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유행은 항상 울창한 숲과 관련이 있었다. 심지어 키크위트처럼 도시 지역의 유행도 숲 속에서 살았던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따라서 보유숙주는 숲 속에 사는 동물이라고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셋째, 에볼라 유행은 시간적으로 분산되어 나타났다. 한 번 유행하면 몇 년씩 잠잠하기도 했다. 이런 시간적 패턴은 보유숙주로부터 인간이 감염되는 일이 드물게 일어난다는 의미다.
이렇게 종간전파가 드물다는 사실로부터 다시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즉, 보유숙주 자체가 드문 동물종이거나, 사람과의 접촉이 드물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키크위트 팀이 아는 것은 이것뿐이었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권위있게 서술한 그들의 논문은 1999년 《감염병 저널> 특집 증보판에 여러 편의 에볼라 관련 논문들과 함께 발표되었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보유숙주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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