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들 내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만큼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었을까? 나는 엄마가 너무 그리워서 죽고 싶었다. 물에 빠져 공기를 갈망할 때처럼 맹렬하고 육체적인 갈망이었다. 나는 잠 못 이룬 채 침대에 누워 제일 좋았던 엄마 기억을 떠올리려고, 엄마를 잊지 않도록 마음속에 박제해두려고 애를 썼지만 생일이나 행복했던 때보다는 엄마가 죽기 며칠 전에 밖으로 나가던 나를 불러 세워서 교복 재킷에 묻은 실밥을 떼어주었던 일 같은 것만 계속 생각났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가장 뚜렷하게 남은 엄마의 기억이었다. 찌푸린 눈썹, 나를 향해 다가오는 손이 정확히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 모든 것이 말이다. 또 나는 꿈과 잠 사이를 불안하게 떠다니다가 갑자기 머릿속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서 벌떡 일어나 앉은 적도여러 번 있었다. 사과 하나만 던져 줄래?라든지 이건 단추가 앞에 오는 걸까, 뒤에 오는 걸까?라든지 소파 상태가 정말 엉망이야처럼 언젠가 엄마가 했을 법하지만 실제로 기억에는 없는 그런 말이었다. - P1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