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러가드는 커피를 끝까지 들이켜며 생각했다. 한때는 이런 집을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수도를 틀면 물이 나오고 지붕에서 비가 새지 않는 집. 각자 자신만의 방이 있고 물 새는 곳에 양동이를 받쳐놓지 않아도 되는 집 말이다. 그는 다 마신 커피 컵을 싱크대에 두면서 소박한 꿈과 예상 가능한 꿈을 꾸는 것 중 무엇이 더 슬픈가를 생각했다. 집에 대한 꿈은 아버지가 사라지기 전에 가졌던 꿈이었다. 아버지가 사라진 후에는 아버지를 다시 보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었다. 그러나 수년이 흐른 후, 그는 어떤 꿈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48

보러가드는 몇몇 영화에서 주인공이 ‘어두운 생활을 청산하기위해 수백 킬로그램의 콘크리트를 부어 무기를 묻었다가 적이 찾아오자마자 어렵게 묻은 무기를 파내는 장면이 너무도 클리셰라고생각했다.
영화에서 흔히 쓰는 상징이려니 넘어가려고 해도 극히 비현실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누구든 한번 입문하면 절대로 그 ‘어두운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한번 그 삶에 입문한 자들은 언제든그 삶을 어깨 너머로 살피게 된다. 총은 손이 닿는 곳에 두지 영화에서처럼 시멘트를 부어 파묻지 않는다. 총을 옆에 두어야만 안심하는척이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러가드는 집의 모든 방에 총을 숨겨두었다. 총은 좋은 친구지만 종국에는 나쁜 짓을 일삼고야 만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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