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서른네 살 동안 뱃속에서 잉태되었다가 서른네 살의 의식을갖고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에 불과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꿈꾸고 기대했던 자유의 거리는 그가 꿈꿔온 거리가 아니었다.
그는 그저 무섭고 두려웠다. 그가 알고 있는 거리는 전란과 양갈보와 달러장사와 양키들이 들끓던 회색의 거리였다. 그가 지나온 과거의 세월들은 죽음과 피와 살인과 방화가 자행되던 살육의 계절들이었다. 그러나 십 년 만에 본 거리는 전혀 달랐다.
그곳에는 이미 전란도, 양갈보도, 양키도, 죽음도, 피도, 살인도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번뜩이는 풍요와 안락한 삶과 넘치는 쾌락과 비대해져가는 물질이 범람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무서웠다. - P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