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드와 르원틴의 이런 비판을 볼 때, 그들은 아마도 모든 형질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려는 것 같다. 적응적 적응 형질adaptive adaptarion, 비적응적 적응 형질 monadaptive adaptation, 적응적이지만 적용이 아닌 형질adaptive nonadaptation, 그리고 적응적이지도않고 적응도 아닌 형질 nonadaptive nonadaptation이 그것이다. 그들은인간의 맹장과 같이 적응이면서 현재는 비적응적인 형질이 있는가 하면, 암컷 점박이 하이에나의 비대한 음핵clitoris 과 같이 적응이 아니면서도 적응적인 형질도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맹장은 처음에 소화기관의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퇴화된 기관으로 염증의 장소가 될 뿐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한다. 반면, 암컷 점박이 하이에나는 수컷의 성기와 크기가 비슷한비대한 음핵을 갖는데 암컷은 이 기관을 다른 개체들을 만날 때복잡한 방식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현재는 적응적이다. 하지만이 음핵이 바로 이런 기능이나 다른 기능들을 위해 진화되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암컷의 공격성은 수컷화 호르몬의 양과 함께증가하는데 그 공격성이 선택되는 과정에서 생긴 호르몬의 부수 효과 때문에 음핵이 비대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컷점박이 하이에나 성기의 비대함은 적응이라기보다는 부산물이다(Alcock, 1998).‘ - P206

그렇다면 위의 세 가지 인지 적용들은 종교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종교 부산물주의자들은 종교를 이 세 가지 인지 적응의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행위자 탐지 능력은 그 행위자가 심지어 초자연적 대상인 경우에도 작동하기 쉽다. 그리고 ‘우연적‘ 사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과적 스토리를 원하는 인간의 인과 추론 본능은 초자연적 존재자를 최종 원인으로 두는 행위를 부추긴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정상인은 ‘나의 정신 상태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초월자의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창조해낼 수 있다. - P210

 게다가 도킨스의 정신 바이러스 이론은 초자연적인 믿음의 기원보다는 그런믿음이 생긴 이후의 전달 과정에 대한 이론이다. 다시 말해, 도킨스의 이론에는 인류의 역사에서 초자연적 믿음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반면 도킨스의 밈 이론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종교에 대한 정신 바이러스 이론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입장이 있다. 데닛은 도킨스가 종교팀의 무법자적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했다고비판했다. 그는 종교밈을 ‘야생밈wild-type meme‘과 ‘길들여진 밈domesticated meme‘으로 구분한 후, 현대의 고등종교는 후자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Dennett, 2006a). 그에 따르면, 민속 종교folk religion같은 경우는 자신의 복제에만 열을 올리는 야생이지만, 현대의 고등 종교는 경전, 신학교, 교리문답, 신학자 등과 같은 기구들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길들여져 있는 밈이다. 즉,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야생의 소를 젖소로 길들였듯이, 우리는 진화의 역사에서 우리 자신을 위해 민속 종교 같은 야생밈을 고등 종교로 길들였다는 것이다.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종교의 작동 확산, 대물림, 진화 메커니즘을 밝혀야 한다. 바로 이 지점이 그의 지향성 이론이 들어오는 대목이다. 복제자 관점에서 보면 종교밈은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복제자의 전달 및 진화 메커니즘에 따라 행동한다. - P216

종교밈에 대한 데닛의 논의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믿음에 대한 믿음 belief in belief‘에 관한 대목이다. 가령, 무신론자를향해 "쯧쯧, 너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어"라며 상대방의 믿음에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바로 ‘믿음에 대한 믿음‘의 사례이다. 이것은 일종의 ‘메타밈meta-meme‘인데, 밈의 효과적인 전파를 위한가장 강력한 도구이기도 하다. - P217

스미스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의 느낌에 대해 공감적인 감정교환 상태가 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때 관찰자가 그감정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가, 상대방의 관점에서 그의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관찰자의 감정과 일치하는가에 따라 타인의 감정이 합당한지 또는 부적절한지 평가한 이후 그것을 용납하거나 거부하게 된다. 이처럼 도덕 감정의 정서적인 측면에는 타인의 감정이 적절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것인지 평가하는 메커니즘이 함축되어 있다. 여기서 공감 능력은 정서작용과 인지작용의 연결고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도덕성의 진화에 대한 중요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 P245

타인의 감정과 고통을 내 것처럼 이해하는 것은 도덕관념의 시작이다. 거울 뉴런은 타인의 감정과 고통이 어떻게 ‘내 것‘처럼 이해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새로운 통찰을 준다. 도덕관념이 문화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기본적인 도덕법칙들은 보편적이며, 그러한 것들은 대체로 타인의 감정 및 고통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심지어 우리는 타인을 직접 관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먼 지역의 자연재해로 인한 대규모인명 피해라든가 다른 사회에서 규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도덕관념들에 대해서조차도 공감 능력을 확장할 수 있다. 가령,
한 실험에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의 모습을 관찰하지도 소리를듣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단지 상대에게 고통 자극이 주어졌다는 신호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정서 영역에서 거울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심지어 고통을 당하는 사람과 같은 부위의 정서적 반응이 실험자에게서 그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직접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우리의신경은 계속 켜져 있는 것이고, 이것은 우리 모두가 신경적으로네트워킹 되어 있다는 징표다(Segreat. 2004).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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