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세부적으로, 로버트 트리버스가 제시한 양육 투자 이론parental investment theory 은 성 선택의 두 요인들, 즉 동성 간의 경쟁과 이성의 짝 선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예측을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자손에게 더 많이 투자한 성은 짝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다른 성보다 더 까다로운 반면, 자손에게 덜 투자한 성은 짝짓기를 위한 동성 간 경쟁에 있어서 다른 성에 비해 더욱 치열하다. 양육 투자 이론은 인간의 짝짓기 전략에 대한 중요한 발견들을 이끌어냈다. - P180

심리언어학자 스티븐 핑커 Steven Pinker(1954~)는 《마음은 어떻게작동하는가? How the Mind Works》에서 포르노를 ‘쾌락 단추pleasure button‘로 설명한다. 그는 인간의 문학, 종교, 예술 등은 인간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자연선택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진화한 인지적 적응이라기보다는 다른 적응들 때문에 생겨난 부산물byproduct 이라고 주장한다. 부산물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다음과 같이 치즈케이크 비유를 든다. 우리 중에 치즈케이크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다. 왜 그럴까? 치즈케이크를 위한 미각을 진화시켰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진화시킨 것은, 잘 익은 과일의 달콤한맛으로부터 기쁨을, 견과류와 고기로부터 지방과 기름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을, 신선한 물로부터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회로들이다. 치즈케이크에는 자연계의 어떤 것에도 존재하지 않는 감각적 충격이 풍부하게 농축되어 있다. 그 속에는우리 뇌 속에 있는 쾌락 단추를 누르기에 충분한 인공적으로 조합된 과다한 양의 유쾌한 자극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Pinker,2007).
핑커는 "포르노나 로맨스 소설은 또 하나의 쾌락 테크놀로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문학을 포함한 예술이 모두 이와 같은것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음악은 청각 치즈케이크이고 미술은 시각 치즈케이크인 셈이다. 그는 책이나 영화에 빠졌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그때 우리는 숨이 멎을 듯한 경치를 관람하고, 중요한 사람들과 허물없이 사귀고, 매혹적인 남녀들과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주고, 불가능한 목표를성취하고, 사악한 적을 물리친다. 7달러의 비용이 드니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Pinker, 2007, p539) 그에 따르면, 예술은우리 뇌 속에 하나의 적응으로 장착된 ‘쾌락 단추‘가 눌릴 때마다 나오는 부산물이다. - P187

 밈학의 관점에서 포르노현상은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까? 포르노의 진화론과 신경학을결합시켜보자. 포르노는 진화한 연애 본능의 부산물이었다. 즉, 남성의 연애 본능(성적 다양성)의 부산물이었고, 인간의 거울 뉴런계의 작동으로 잘 소비되고 있다. 그런데 이 포르노가 디지털테크놀로지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그리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우리의 거울 뉴런계를 자극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거울 뉴런계가 포르노를 향유‘한다기보다 오히려 포르노 밈이 우리의 거울 뉴런계를 ‘갈취‘한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포르노는 우리의 유전자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시대를 넘어(부산물로서의 포르노), 이제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밈의 세계로 진화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포르노가 준자율적인 밈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 데에는 모방과 공감을 가능하게 하은 정교한 거울 뉴런계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 P194

에드워드 윌슨은 종교에 대한 진화론적 이해의 가능성을 현대적 의미에서 거의 처음으로 제기한 학자다(E.O. Wilson, 1975), 그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신과 같은 초월자를 믿게끔 진화했다. 예컨대, 그는 동물 집단에서 나타나는 서열 행동(열위자가 우위자에게 복종하는 행동이 종교와 권위에 순종하는 인간의 행동과매우 유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동물들이 서열 행동을 통해 각자의 적응적 이득을 높이듯이, 인간도 종교적 행위들을 통해 자신의 번식 성공도를 높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E. O. Wilson,
1998). 즉, 종교 행동 자체가 하나의 적응이라는 입장인 셈이다. - P199

윌슨처럼 종교의 적응적 리득을 주장하는 이들은 종교의 유용성을 강조한다. 예컨대 그들은 종교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의사결정의 인지적 부담을 줄여주고, 사후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며, 위계 사회에서 처신을 잘할 수 있도록만들기 때문에 진화했다고 말한다. 즉, 종교를 가진 개인은 그렇지 않은 개인들보다 생존과 번식 측면에서 더 유리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체 차원의 적용 말고도 종교를 집단 차원의 적응으로 간주하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또 다른 윌슨인 데이비드윌슨은 종교 집단이 비종교집단에 비해 더응집적이고 자원을공유하거나 전쟁을 치르는 데 있어서 더 협조적이기 때문에 종교는 개체 수준이 아닌 집단 수준에서의 적응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 P201

한편 종교에 대한 집단 적응주의는 문제가 좀 더어떤 형질이 집단 선택에 의해 진화하기 위해서는 집단 내에서배신자들이 창궐하는 것을 막는 메커니즘이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에는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가령, 극단적으로 한 사람만 빼고 집단 내 모든 구성원들이 종교적 성향을 발휘한다고 해보자. 이 집단에서 가장 큰 이득을보는 사람은 그 한 사람이다. 그 한 사람 때문에 장기적으로 그집단은 내부로부터 붕괴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종교성은 진화할 수 없다. 사실 이것은 선택의 수준 논쟁에서 늘 언급되는 이른바 ‘배신의 문제‘로서 집단 선택론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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