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계적 성공률만이 아니다. 시범자의 행동 유형에 따라 침팬지의 모방 성공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침팬지는 물체와 물체가 연관된 행동은 잘 따라 했다(object-to-object 조건). 가령, 공을 그릇에 가져다 놓는 것과 같이한 물체를 다른 물체 쪽으로 가져가서 무엇인가를 하는 행동은 비교적 잘했다. 하지만 그릇의 바닥을 치는 행위와 같이 한 물체에 어떤 행동을 가하는 것이나(one object 조건), 그릇을 머리에쓰는 행위와 같이 물체를 자신의 신체와 결합하는 행위 (object-to-self 조건)는 전혀 따라하지 못했다. 한편 오랑우탄이나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모방의 수준과 정도에 있어서 침팬지와같이 물체와 물체가 연관된 행동만을 따라 할 수 있었고 정교함도 떨어졌다. - P56

침팬지는 불투명한 상자를 가지고 실험했을 때는 대략 시범자의 행위를 잘 따라 했다. 하지만 투명한 상자로 실험을 했을때는 시범자의 행위를 똑같이 따라 하지 않았다. 상자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상자 윗부분에 행해진 행위가 먹이를 얻는 데 어떠한 인과적 힘도 없음을 아는 것 같았다. 침팬지들은불필요한 행위들을 알아서 제거한 뒤 먹이를 얻는 데 필요한 행위만을 따라 했다.
하지만 인간은 상자가 투명하는 투명하지 않는 시범자가 보여준 행위들을 그대로 따라 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실험의 중립성을 위해서 실험자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언어적 지침도 주지않거나 제한된 지침만을 주었고, 시범을 보인 뒤 방에서 나가는조건도 실험하였다. 윗부분이 보상을 얻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아이들이 무작정 시범자를 따라 한다는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행동은 보상을 얻는 결과에 도달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실험 결과는 침팬지가 오히려 인간보다도 효율성 면에서 더 영리한 모방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침팬지와 인간의 행동에는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어쩌면 인간의 독특한 생애hife history의 진화에 그 비밀이 있을지 모른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에 비해서도 유아기가 매우 긴 종이다. 즉,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돌봄을 받아야만 하는 종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리한 모방 전략은 ‘무작정 따라하기‘일 것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이 가지지 못한 신체 지향적 행동을 모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이유 때문일 것이다(Huber et al., 2009). - P66

위 실험에서 먹이를 꺼내 먹는 것이 이 번거로운 행위들의 최종목표였다면 침팬지는 승리자다. 그들은 융통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만일 목표가 아닌 절차가 문제였다면 어떤가? 절차를 무조건 따라 한 인간 아이들이 승리자다. 심지어 그 절차들이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를 알든 모르든 그것도 문제되지 않는다. 절차가 관건이라면 무조건 따라 해야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침팬지는 목표에 민감하다. 그것이 생존과 번식에 관련되어 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인간과 달리 그들은 절차를 챙기지않는다. 바로 이 차이가 침팬지와 인간의 진화 경로를 바꿔 놓았다.
호모 사피엔스가 이룩한 문명을 보라. 그것은 단지 개인적 학습의 결과일 수는 없다. 문명은 수많은 개인들이 얻은 지식과기술이 모방에 의해 전수되고 축적된 집단적 작업의 총체라고해야 한다. 만일 우리 선조들이 침팬지처럼 목표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절차들은 슬쩍 건너뛰었다면, 인류 문명은 어딘가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P68

하지만 모방 능력이 포유류, 영장류, 그리고 인간으로 이어지면서 점점 고도화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모방적 행동을 담당하는 단일 메커니즘이 존재할 개연성이 더욱 높아졌다. 1992년에 처음으로 발견된 거울 뉴런mirror neuron 은 모방적 행동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안될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거울 뉴런은 무엇이고 어떤 기능을 하며 모방적 행동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거울 뉴런은 다른 행위자가 행한 행동을 관찰하기만 해도 자신이 그 행위를 직접 할 때와 똑같은 활성을 내는 신경세포다.
우리는 거울 뉴런계를 통해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행동을 온몸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그 행위를 나의운동계획과 비교해 실행으로 바꾸는 과정을 용이하게 함으로써타인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 전자는 공감에 관한 것이며 후자는 모방 능력에 관한 내용이다. 공감은 도덕성의 기초이고 모방은 문화의 동력이다. - P73

인간 거울 뉴런계의 경우는 어떨까? 원숭이의 것과는 달리우리의 거울 뉴런계는 운동이 실행되는 방식, 운동의 목표, 운동을 실행하는 자의 의도 모두를 정교하게 부호화할 수 있다. 운동이 실행되는 방식을 ‘어떻게‘, 운동의 목표를 ‘무엇을‘, 그리고운동을 실행하는 의도를 ‘왜‘라고 놓는다면, 행위를 관찰할 때표면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어떻게‘ 이고 그 다음 수준이 ‘무엇을‘이며 가장 높은 수준이 ‘왜‘일 것이다(Thioux et al, 2008). 앞서살펴보았듯이 원숭이의 경우에도 상대방의 ‘무엇을‘에 대해서는 정교한 부호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무엇을‘에 대한 관찰이어려운 상황, 가령, 무언극이 행해지는 상황에서는 원숭이의 거울 뉴런은 활성화되지 않는다. 즉, 원숭이의 거울 뉴런은 타 개우리는 거울 뉴런계를 통해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행동을 온몸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그 행위를 나의운동계획과 비교해 실행으로 바꾸는 과정을 용이하게 함으로써타인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 전자는 공감에 관한 것이며 후자는 모방 능력에 관한 내용이다. 공감은 도덕성의 기초이고 모방은 문화의 동력이다. - P80

그렇다면 거울 뉴런계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물론 인간의 거울 뉴런게 중 한 군데라도 문제가 생기면 타인의행동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예컨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실패하고 언어적 ·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상동증을보이기도 한다. 자폐증은 3세 이전의 발달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가설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흥미롭게도 몇몇 연구자들은 자폐증의 증상이 거울 뉴런의 기능과 연관이 있으며, 따라서 자폐증의원인이 거울 뉴런계의 손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Rizzolatti et al., 2010a; Altschuler et al., 2000; Williams et al, 2001). 이런 주장은 이른바 ‘깨진 거울broken mirror 가설‘이라고 불리는데, 몇몇 학자들은 이것이뇌파, 경두개자기자극법,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unctional MagneticResonance Imaging, fMRI 등의 기법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감정적 표현을 관찰하고 모방하는 과제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경우 하두정엽에서 일어나는 활성이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거친 아이들에 비해 약하다는 사실이 MRI기법을 통해 확인되었다. 또한 증상이 심각할수록 활성화 정도가 낮았다(Dapretto et al., 2006).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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