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케이블 전선을 따라가다가 마침내 마이크가 손에 들어왔음을 확실히 알게 된다.
눈을 감은 것과 실명상태는 전혀 다를 것이다. 하늘이 있고 얼굴이 있고 건물이 있는 세상 아래 그보다 원초적이고 오래된 세계가 존재한다. 편평한 지표면이 무너지고 여울이 리본을 그리며 허공에 흐르는 소리가 나는 세계다. 마리로르는 길에서 높이 솟은 다락방에 앉아서 3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습지에서 백합들이 스치는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미국인들이 농장 들판을 허둥지둥 가로질러서,
거대한 대포를 생말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쪽으로 겨누는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지하실 허리케인 램프 주위에서 여러 가족이 홀짝홀짝 우는 소리를, 까마귀들이 어떤 무더기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소리를, 파리들이 도랑에 버려진 시체들 위로 내려앉는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타마린드가 떨리고 어치들이 깍깍대며 듄 그래스가 불에 타는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엄청나게 큰 주먹 같은 화강암이 지각 깊숙이 묻혀 있고, 그 위에 생말로가 놓여 있으며, 바다가 사방에서 몰려와 물어뜯어 대고, 외곽 섬들은 소용돌이치는 조수에맞서 굳건히 버티고 있음을 느낀다. 그녀는 젖소들이 돌구유 속 물을 마시고 돌고래들이 도버 해협의 초록빛 바닷물 위로 뛰어오르는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죽은 고래들의 뼈가 해저 5리에서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그 고래들의 골수는 태양이 보내는 빛의 입자를 단한 번도 볼 일이 없을 생물들의 도시에 한 세기를 날 양식을 줄 것이다. 그녀는 동굴 속 달팽이들이 바윗돌 위로 제 몸을 질질 끌어 올리는 소리를 듣는다. - P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