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는 그들을 원망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능력과 태도와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인 움직임에 감탄한다. 그들은 언제나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 같은데, 가야 하니까 가고 있다는 점에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의 나라엔 결핍된 것이다. - P250

예전에 여덟 살인가 아홉 살 때, 아버지는 그녀를 데리고 파리팡테옹에 가서 푸코의 추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추는 말이지, 아버지가 말했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팽이처럼 생긴 황금색 구체야. 구체가 67센티미터 철사에 매달려 좌우로 흔들거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운동 경로가 바뀌었기 때문에 지구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해냈어. 아버지의 설명은 그랬다. 그러나 난간에 서서 추가 휘릿휘럿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동안 마리로르의 기억에 남은 건 아버지가 푸코의 추는 결코 멈추지 않을 거라고 말하던 것이었다. 추는 계속해서 흔들릴 거라고 그녀는 알아들었다. 그녀와 아버지가 팡테옹을 떠난 후에도, 그날 밤 그녀가 잠든 후에도 그녀가 추에 대해 잊어버린 후에도, 그리고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살고 죽은 후에도.
이제 그녀는 그 추가 눈앞 허공에서 흔들거리며 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그 어마어마하게 큰 지름이 큰 통만 한 금색 추가계속, 결코 멈추는 법 없이 좌우로 흔들거린다. 잔혹한 진실을 바닥에 홈처럼 파고 또 파면서. - P312

그런 후 그녀는 3층 층계참 전화기 테이블에 등을 기대고 앉는다. 통조림 두 개를 허벅지 사이에 끼워 넣고, 칼끝을 통 뚜껑에 대고, 칼자루를 톡톡 두드릴 셈으로 벽돌을 들어 올린다. 그러나 그녀가 미처 벽돌을 내리기도 전에, 그녀 뒤에 있던 철사 덫이 홱 잡아당겨지더니 초인종이 울리고 누군가 집 안으로 들어온다.
(2권에 계속)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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