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회색 미래

오랜 기간 떠돌이로 살았다. 서울에서 사기 맞고 고향으로 돌아온 우리 가족은 좁디좁은 마산 바닥을 옮겨다니며 월세살이 했다. 열아홉 살 무렵엔 어시장 부근 신포동 지하방에서 살았다. 아주 어수선한 동네였다. 만취한 노인들의 고성방가,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노래방, 아무렇게나 세워둔 차들하며 인도를 가볍게 오가는 오토바이, 까만 쓰레기봉투를 과자봉지처럼 뜯어대는 길고양이들, 의인들 업적을 기리는 의거탑 맞은편 요란한 빛깔 네온사인의 홍등가까지 몰락한 산업도시의 번잡스러움을 고스란히 전시해둔장소였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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