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는 말없이 동생의 창백한 볼만 살살 쓰다듬을 뿐이었다. 평안해 보이는 라 비에르주의 두 눈이 어스레한 빛을 받아 번뜩였다. 마침내도미니크가 글래스를 돌아보았다. "여기서 동생을 지킬 겁니다." 또다시총성이 들려왔다.
글래스는 고민에 빠졌다.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했다.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시킬 시간도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그는 한 손에 라이플을 쥐고 다시 강으로 뛰어들었다.
총알 하나가 날아와 도미니크의 어깨를 파고들었다. 그는 인디언들이포로를 다루는 끔찍한 방법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가라 비에르주를내려다보았다. "저놈들이 우릴 토막 내지 못하게 할 거야." 도미니크가 동생을 끌어안고 강으로 들어갔다. 또 다른 총알이 그의 등에 박혔다. "아우님은 아무 걱정 마시게." 그가 속삭였다. 그러고는 거센 물살 위로 몸을 뉘었다. "여기서부터 하류로 유유히 떠내려가게 될 테니까." - P202

뜰로 나온 브리저는 아침 햇살에 눈을 찡그렸다. 상쾌한 공기가 그의얼굴을 감싸주었다. 계절은 또다시 바뀌고 있었다. 겨울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평원으로 스며든 봄의 기운은 부정할 수 없었다.
브리저는 짧은 사다리를 타고 말뚝 울타리로 올라갔다. 그는 울타리 위에 팔꿈치를 걸쳐놓고 먼발치의 빅혼산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산 중심부의 깊은 협곡을 찬찬히 훑어나갔다. 브리저는 그 협곡에서 무엇을 찾게 될지 궁금했다. 산꼭대기, 그리고 그 너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상상해보았다.
브리저는 눈 덮인 봉우리들이 만들어놓은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순백의 눈과 새파란 하늘 사이의 경계. 그는 그곳에 오르고 싶었다. 그곳에 올라 지평선을 직접 만져보고 그 너머에 있을 미지의 세상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보고 싶었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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