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 P7

민중이었던 방물장수와의 하룻밤 동침도 내켜하지 않았던 어머니가 낯선 사내의 손을 덥석 잡고는 한없이 다정하게 토닥였다. 어렸던 그때도 지금도 나는 저러한 급작스러운 전이가 도무지 이해되질 않는다. 사상이란 저렇듯 느닷없이 타인을 포용하게 만드는 대단한 것일까. 내 부모에게는 그랬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저 느닷없는 친밀감과 포용이 퍼스트클래스에 탄 돈 많은 자들끼리의 유대감과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 P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