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우연의 일치‘
운은 선장이 없는 배들을 끌어들인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도저히 믿을수 없어
1972년 여름, 영국 영화배우 안소니 홉킨스Anthony Hopkins는 조지 파이퍼 George Fifter의 소설 《페트로브카에서 온 소녀A Girl from Petrovka)>를 각색한 영화의 주연을 제안받고는 책을 사기 위해 런던 시내로 갔다. 그런데 그곳의 대형 서점에는그 책이 없었다. 집에 돌아가기 위해 레스터 스퀘어 지하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그는 옆 자리에 버려져 있는 책을 발견했다. 그 책은 바로 《페트로브카에서 온 소녀》였다.
우연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얼마 뒤 소설의 저자 파이퍼를 만난 흡킨스는 런던에서 겪은 일을 말해주었다. 파이퍼는 놀란 표정으로 1971년 11월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페트로브카에서 온 소녀》를 친구에게 주었는데 친구가 그 책을 런던의 베이스워터에서 잃어버렸다고 했다. 그 책은 미국판 출간을 위해 영국식 영어를 미국식 영어로(이를테면 Labour‘를 ‘labor‘로 바꿀 대목들을 표시하고 주석을 단 것이었다. 홉킨스는 자신이 주운 책을 파이퍼에게 보여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것은 파이퍼가 주석을 달고 그의 친구가 잃어버렸던 바로 그 책이었다. - P16
이제껏 거론한 예들은 소소하고 개인적인 수준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우연이 거대한 스케일로 작용하는 경우도 무수히 많다. 만약 좀처럼 개연성이없어 보이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인류뿐 아니라 은하도 생겨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오늘날 인간이라는 복잡한 종이 존재하는 것은 유전물질에 미세하고 무작위한 변화라는 비개연적 사건들이 이어진 결과이며,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 목성의 존재, 심지어 기본 물리상수들의 값 역시 비개연적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 비개연적 사건들을 맹목적인 우연으로 설명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혹 다른 힘들과 영향들이 배후에서 작용하는 것은아닐까. -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