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단계 연쇄 반응trophic cascade‘이라고 부른 현상에 관심을 갖게 한다. 우리가 멸종을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이 현상을 이해하고 나서부터였다.
이 용어는 영양 단계들 사이에서, 즉 생태계 내의 에너지 전달 서열에서 상호 연관된 생물들의 범주들 사이에서, 혼란이 폭포처럼 연쇄적으로 전달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생태계는 그저 동식물 종만 가득 차 있는곳이 아니다. 생태계는 수많은 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이며, 그러한 관계에는 포식자와 피식자, 꽃식물과 수분 매개자, 열매를 맺는식물과 그 씨를 확산시키는 동물 사이의 관계 등이 포함된다. 각각의 관계는 영양 단계들을 연결한다. 다이아몬드가 ‘로제타석‘ 논문에서 정의한 영양 단계 연쇄 반응이란, 한 멸종 사건으로 발생한 부차적 효과가한 영양 단계에서 다음 영양 단계로 계속 가지를 치며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다이아몬드의 글을 직접 인용해보자. "종의 풍부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종의 풍부성에 상호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한 종이 멸종하면그 종을 먹이나 수분 매개자 또는 열매 확산자로 사용하는 다른 종들의 풍부성에도 연쇄 파급 효과가 미칠 가능성이 높다." 풍부성이 아주 빈곤한 경우, 그 종은 희귀종에서 멸종의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 P472

"그러나 1973년에는 모리셔스 섬에 남아 있던 자생림 속에서 다 늙어 죽어가는 나무 열세 그루만 살아남아 있었다."라고 썼다. 경험 많은 산림관리인들은 템플에게 그 열세 그루의 나무는 나이가 모두 300년이 넘었다고 알려주었다. 템플은 그것보다 더 젊은 표본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더 젊은 나무는 아무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늙은 나무들은여전히 생식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열매를 맺었으나, 열매에 든 씨는 땅에 떨어져도 싹을 틔우지 못했다. 젊은 나무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씨가 싹을 틔우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템플은 위험한 논리적 비약을함으로써 인식론적 간극을 뛰어넘었다. 즉, "칼바리아나무의 씨는 수백년 동안 발아한 적이 없다." 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이 대담한 정언적 명제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다.
칼바리아나무는 공 모양의 열매가 열리는 열대 및 아열대 과실수사람과 Sapotaceae(진달래목에 속하는 속씨식물의 한 과)에 속한다. 열매크기는 복숭아만 하고, 큰 복숭아 씨처럼 단단한 핵(과실의 종자를 보호하는 단단한 부분. 과실의 내과피가 굳어진 것으로 매실, 복숭아 따위에 있다)이있다. 그리고 핵 속에는 씨가 딱 한 개만 들어 있다. 핵은 매우 두껍고단단하여 부드러운 싹이 그것을 뚫고 나오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템플이 보기에 그것은 큰 문제로 보였다. 그는 칼바리아나무 씨가 발아를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단한 핵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왜 지금은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칼바리아나무가 살아가던 환경 중에서 뭔가 변한 게 있기때문일 것이다. 생식하는 데 꼭 필요한 도움을 주던 뭔가가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300년 전에 도도가 멸종한 것과 칼바리아나무의 씨가 자연적으로 발아를 한 마지막 순간이 시간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나는칼바리아나무와 도도 사이에 다음과 같은 공생 관계가 있다는 가설을세웠다."라고 템플은 썼다. 그 관계는 템플의 표현에 따르면 ‘의무적공생관계‘였다. 그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도도가 자신의 열매를 지나치게 먹어치우는 것에 대응해 칼바리아나무는씨를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핵을 발달시켰다. 핵이 얇으면 그 속에 든 씨는 도도의 모래주머니 속에서 부서지고 만다. 두꺼운 핵은 씨가 뱃속에서 소화되지 않게 해주었지만, 대신에 핵이 도도의 모래주머니 속에서 닳지 않으면 그 속에 든 씨는 발아할 수 없었다" - P480

제 안정을 유지하지 못할정도로 극히 낮았던 것은 아니다. 설사 받아 비율이 아무리 낮다 하더라도, 자연적 발아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도도의 도움이 없이는 받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템플의 정언적 명제를 논박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만약 템플의 가설이 옳지 않다면, 어떤 가설로 그것을 대체할수 있을까? 어떤 원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칼바리아나무는 멸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스트람의 평가를 따르더라도, 이 좋은 위태로울 정도로 희귀하다. 그 진짜 원인은 도도와 관련된 상호 공생 관계보다 덜 단순하고 덜 극적일지 모른다.
칼 존스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칼바리아나무문제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은 칼바리아나무를 도도와 유일한 생관계로 고립된 채 살아간 종으로 간주하는 대신에, 사람들이 섬을 망쳐놓기 전에 모리셔스 섬의 생태계에 적응하면서 살아간 비슷한 종의 많은 나무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중 많은 나무는 단단한 핵으로 둘러싸 씨를 보호했다. "그것은 앵무에게 먹히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을 겁니다."라고 존스는 말한다.
존스의 이야기는 단지 추측일 뿐이지만, 그의 추측은 템플보다 훨씬 더오랫동안 모리셔스 섬의 생태계와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사람들이 정착하기 전에 모리셔스 섬에는 4종의 앵무가 살았을 것이라고존스는 추측했다. 그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 것은 극히 희귀한모리셔스목도리앵무뿐이다. 사라져간 앵무 종 중에 모리셔스넓적부리앵무 Lophopsittacus mauritianus가 있는데, 이 좋은 아마도 모든 앵무 중에서몸집이 가장 클 것이다. 앵무 외에는 큰박쥐속 Pteropus 의 초식성 박쥐 2종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1종은 멸종했고, 나머지 1종은 그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멸종한 앵무와 박쥐는 현재 살아남아 있는 친척들과 크게다르지 않았다면, 과일을 먹고 살았을 것이다. 따라서 과실수들은 모두날카로운 부리와 이빨을 가진 포식자들과 맞서 싸워야 했다.
과일의 핵이 새의 부리와 소화관을 무사히 통과할 수만 있다면 그 씨는 새를 통해 새로운 서식지까지 옮겨갈 수 있는 혜택을 얻는다. 사실,
과일의 생태학적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는데, 과일을 먹고 사는 동물을유인하여 씨를 전파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씹거나 갉아먹을 때 핵이 쉽게 부서지고 만다면, 그 나무는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씨를 싹 틔우는데 실패하여 그 좋은 개체군 감소를 겪을 것이다. 존스는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해 모리셔스 섬의 일부 나무 종이 단단한 핵을 가진 과일을 맺게되었다고 추측한다. 칼바리아나무도 그러한 종 중 하나이다.
"칼바리아나무 열매는 큰박쥐와 모리셔스목도리앵무가 먹습니다."
지금 그는 칼바리아나무의 생태학을 현재 시제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까?
"그야 직접 보았기 때문이지요."
칼바리아나무 열매의 핵이 단단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도도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앵무하고만 관계가 있지요." - P485

플롬리는 그 저서에 우호적인 사명 Frienty Mission)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약간의 아이러니가 섞인 제목이지만, 자신이 원주민의 비극을 우호적으로 기술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게 분명하다. 책 말미에 ‘태즈메이니아 원주민의 멸종 원인‘이라는 부록이 붙어 있는데, 플롬리는 다섯가지 원인을 열거했다.
•외래 질병
•백인에 의한 원주민의 사냥 및 채집 생활 터전 강탈
•백인들이 저지른 직접적인 살상
•매춘부나 노예로 삼기 위한 원주민 여성 납치
•원주민 생활 방식과 문화 파괴
그리고 다섯 번째 원인 아래에 세부 요인을 몇 가지 열거했다.
•식량 공급 붕괴
•한 부족의 이주에 따른 다른 부족의 영토 잠식
• 가족 생활 붕괴
•어린이 유괴
•출산율 감소

독감, 결핵, 강요된 회유, 납치, 매독, 아노미, 절망, 경쟁, 약탈, 서식지 상실, 블랙 라인, 캥거루 남획…. 이 모든 것이 플롬리가 꼽은 멸종요인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 요인들은 상호 연결 관계가 있어 다른 요인들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 P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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