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습은 몸크기가 크거나 작은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들 때문에 아주 복잡하다. 특히 거대화는 섬의 메뉴 중 또 하나의 요소인 ‘확산능력 상실‘과 결합해 나타날 때가 가끔 있다.
확산 능력 상실은 비행 능력 상실과 동의어로 쓰일 때가 많다. 넓은바다를 건너 이동할 때, 파충류는 날개의 힘보다는 인내력에 의존한다. 인내력은 신체 크기에 비례해 커지므로 거대화는 파충류의 확산 능력을높일 수 있다. 이 사실은 파도를 타고 알다브라 섬에 도착한 창시자 거북들에게서 잘 드러난다. 상자거북만 한 크기의 거북은 그 먼 여행에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나 비행 능력에 의존해 확산하는 곤충과 조류에서는 그 반대의 상관관계가 성립한다. 큰 날개는 확산 능력을 높이지만(앨버트로스는 참새보다 바다를 더 쉽게 건널 수 있다), 몸집이 크면 장거리 비행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공기역학과 규모의 원리는 하늘을 통해 세상을 돌아다니는 종의 몸크기를 제약한다. 곤충이 대체로 몸이 작고, 조류가 대부분 가냘픈 몸집과 속이 빈 뼈를 가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진화는 그러한 제약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러한 도전은 과감한 실험을 하더라도 즉각 심각한 처벌을 받지 않는 환경에서만 일어난다. 즉, 경쟁자와 포식자가 거의 없는 환경, 다시 말해서 섬에서만 일어난다. - P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