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권력이라는 근본적인 현상은 타인의 의지를 도구화하는 게 아니라, 합agreement에 이르고자 하는 의사소통 속에서 공통의 의지를 형성하는 것이다"(Habemas [1977]1986, 76, Postema 1982; Weingast1997도 참조). 이 같은 조정 문제는 동의consensus에 도달하려는 의지뿐만 아니라, 위협을 통해서도 해결될 수 있다. 폴라니에 따르면 "어떤 집단에서 각자가 볼 때 지도자로 자임하는 어떤 사람의 명령을 다른 모든 사람들이따를 것이라고 믿게 되면, 모두는 이 사람을 지도자로 따르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단지 다른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복종할 것이라는 추정 때문에 복종한다" (Polanyi 1958, 224). 권위에 대한 복종이 조정 문제이기때문에, 권위체는 공유 지식을 형성하는 공식 행사와 의례를 만들어 낸다.
- P39

 우리의 해석에 따르면, 지배를 나타내는광범위한 의례적 기호들은 편재성 omnipresence 을 통해 초월성을 환기시키는것이 아니다. 외려 그것은 포화 상태에 이르도록 광고를 하는 것saturation advertising과 유사하다. 즉, 홍보 활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알게 되면, 나는 다른 사람들도 그 광고를 틀림없이 볼 것이라는 점을 안다. 잘 생각해 보면, 왕실 행차는 늑대나 호랑이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한 마리의 짐승은 특정 지역에서 냄새를 맡음으로써 다른 놈의 영역 바깥에 머물러야겠다는 것을 알 것이다. 경쟁자의 냄새를 모두 맡으려하거나 추론하려는 짐승은 없다(이 점에서, 냄새는 경쟁자를 멀리 떨어뜨려위한 것인 반면, 행차는 ‘내부 단속을 위한 것이다). - P41

 그러나 스콧이 지적하듯이 "권력과 권위의 의사소통은 그것이 자기충족적 예언 self-ful-ling prophesy 같은 것을 강화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낳는 데 성공한다. 만일 피억압자들이 지배자를 강력하다고 믿는다면, 그런 인상은 지배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권력의 위치에 올려놓는 데 일조할 것이고 결국 실질적권력을 강화할 것이다" (Scott 1990, 49), 그러므로 의례의 공지성 확보, 즉성공적인 의사소통은 권력을 그 스스로 구성하게 만든다. 연계는 유익하지만 절대적인 필요조건은 아니다. 전선망의 비유에서 전기저항보다도,
숨은 대본에서의 차이가 공유 지식을 취약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가령, [무슬림인 어머니와 벵골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캘커타에서 어린 시절을보낸 미카 굽타Mika Gupta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은 소감을이렇게 말했다. "그녀의 언어는 강력했다. 그녀는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알았기 때문에 강력했던 것이다. •••동시에 그녀가 나를 소외시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거기엔 ‘문화의 사생아‘로서 내 경험이 들어갈공간이 없었다" (Okely 1986, 4). 마지막으로 앞에 나오는 잭 존슨의 승리 소식에 대한 반응을 비합리적인 도취‘라고 설명할 필요는 없다. 만일 내가그 순간 진정성을 갖고 행동한다면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고 내가 생각할 때, 내가 싸움에 나서는 것은 합리적인 것이다. - P47

같은 구절의 반복에 대해 정보이론에서는 불필요한 중복이라고 간주한다. 하지만 스탠리 탐바이아가 말했듯이, 정보이론은 이 경우에 곧바로적용될 수 없다. 의례는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 상호 간 결속, 사회의 통합과 지속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탐바이아에 따르면 "의미란 ‘정보‘가 아니라 패턴인식 patpattern recognition으로 이해되어야 한다"(Tambiah1985, 138). 이를 공유 지식 산출이라는 차원에서 해석하면, 반복은 각 개인이 메시지를 분명히 수용하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반복된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고, 그리하여 다른 모든 사람이 그 메시지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왜 신화, 그리고 보다 일반적으로 구전문학에서는 같은 구절을 2중, 3중, 혹은 4중으로 반복하는 데 그토록 탐닉하는가? …………… 해답은 자명하다. 반복의 기능은 신화의 구조를 명시적으로 만드는 데 있다" (Levi-Strauss1963,229(218쪽). 우리의 해석에 따르면, 반복의 기능은 그것을 명시적으로 만드는 데 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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