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방놀이
큰 흉년이던 계축년 3월, 정의고을에 진휼이 실시되어 기민에게죽사발을 돌리던 날, 같은 시 같은 곳에서 기민창 색리 윤관영이 부형(刑)을 받았다.
그날 오시가 가까워져 붉은 상모 달린 창대를 치켜든 군뢰 열두명에게 둘러싸여 옥문을 나선 윤관영은 몹시 불안스러웠다. 과연사또가 약속을 지킬 것인가? 간밤에도 은밀히 사람을 옥으로 보내어 걱정 말라는 다짐을 준 사또였지만, 막상 일이 닥치고 보니 미심쩍은 생각이 앞서는 것이었다. 약속인즉슨 목 자르는 효수 대신 부형으로 때워주겠다는 것이었다. - 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