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행동‘에 대한 연구는 항상 과학적이며, 위생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용어로 표현된다. 이로 인해 비가학적non-sadistic)이면서 정상적인 젊은 심리학도들은 아무 걱정 없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세뇌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소거, extinction)‘ 기술이란 사실상 갈증이나 굶주림을 야기하거나 전기 충격을 줌으로써 고문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부분적인 강화(partial reinforcement)‘란 실험자들이 사전 훈련을 통해 동물에게 야기한 기대를 간헐적으로만 충족시킴으로써 욕구불만을 안겨 주는 것을 일컫는 용어다. ‘부정적 자극(negative stimulus)‘은 동물에게 피할 수 있는 자극을 줄 때에 사용되는 용어다. ‘회피(avoidance)‘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데는 별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이는 관찰 가능한 활동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반면 ‘고통스러운‘ 또는 ‘겁나게 하는‘ 자극이라는 용어는 그다지 바람직한 용어가 아니다. 그 이유는 그러한 용어가 의인적 擬人的때문이며, 따라서 동물들이 감정이기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인간의 감정과 유사하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러한 용어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왜냐하면 이는 비행태적이며 비과학적인 용어이기 때문이다(또한 이로 인해 젊고 여린 연구자들이 어떤 창의성 있는 실험을 행하길 주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그들은 자신의 상상력을 조금밖에 활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동물행동‘ 분야를 연구하는 실험심리학자들은 의인화를 금기로 생각한다. - P103
많은 과학자들과 의사들은 이와 같은 방식의 실험을 비판해 왔다. 그들은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캘리포니아박사는 다음과 같이롱비치의 의사인 크리스토퍼 스미스Christopher Smith말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독성이 있을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인간에게 노출되었을 때의 치료법의 지침으로 사용될 수 없다. 나는 협회가 인증한 응급처방의사로, 사고에 의한 중독과 독극물에 노출되었을 때의 처방에 대한 17년이넘는 임상 경험이 있다. 그런데 나는 드레이즈 실험 자료를 참고하여 눈의상처에 대한 처방을 내리는 응급 처방 의사를 본 적이 없다. 나 또한 사고에의한 중독을 치료하는 데 동물 실험 결과를 사용한 적이 없다. 응급 처방의사는 증상 보고서, 임상 경험, 그리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서 얻은 실험 자료를 통해 최적의 환자 치료 지침을 구한다.
독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한 종(species)에서 확인되는 사실로부터 다른 종에 대한 사실을 추정하는 것을 매우 위험한 모험이라고 생각해왔다. 인간에게 예기치 못한 해악을 주었던 가장 악명 높은 의약품은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다. - P114
인간에게 고통을 가하고 있다고 믿는 경우에도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데, 하물며 교수가 동물 실험을 지시할 경우 학생들이 처음에 느꼈던 양심의 가책을 옆으로 미뤄놓기가 얼마나 쉬울 것인가? 앨리스 하임Alice Heim이 학생에 대한 ‘주입(indoctrination)‘이라고 적절하게 부르는 과정은 생물학 시간의 개구리 해부에서 시작되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절차다. 미래의 의사, 심리학자, 또는 수의사는 대학에 입학하고 난 후 자신들이 선택한 전문 과정을 이수하려면 살아 있는 동물들로 실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들에게 요구되는 바가 표준적인 실습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험을 거부하는 학생들은 과정을 이수하지 못하게 될것이며, 결국 자신들이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분야를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된다. 학생들이 졸업을 해도 실험 압력은 누그러지지 않는다. 동물 실험이일상화되어 있는 대학원 과정에 들어가면 그들은 스스로 실험을 고안해내야 하며, 이를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사용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만약 이러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다면, 그들은 자신들이 교수가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동일한 방법을 사용할 것이며, 제자들 또한 동일한 방법으로 훈련시키게 될 것이다. - P134
다음은 로저 울리치 Roger Ulrich의 증언이다. 그는 한때 실험자였으며, 이제 위에서처럼 조건화되는 데서 벗어나 쥐에서 원숭이에 이르는 여러 동물들에게 ‘수년 동안 고통‘을 가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의 증언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1977년 미국 심리학회에서 발간하는 모니터 Monitory 라는 잡지에는 울리치가 행한 공격성에 대한 실험을 의회소위원회가 비인도적인 연구 사례로 선택했다는 글이 실려 있다. 울리치는 비판에 "고무되었다(heartened)"고 회답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는데, 이는 그를 비판했던 동물실험 반대론자와 『모니터』지 편집인을 놀라게 했다.
처음에는 인간의 공격성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에 연구에불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내 실험 결과를 보면서 이것이 연구의 지속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요. 대신 나는 재정적 지원, 직업적 위신, 여행 기회 등이 연구를 계속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아닌지 고민하기시작했으며, 사실상 관료 체계와 입법 체계의 지원을 등에 업은 과학자 공동체에 속해 있는 우리야말로 문제의 일부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 P135
이러한 실험들은 정부 기관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과학자들이 그러한 실험들을 하지 못하게 막을 법률이 없다는 사실은 덧붙여 말할 필요도 없다. 일반인들이 개를 때려죽이지 못하게 하는 법률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과학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으면서, 그리고 실제로 이익(일상적인 구타로는 산출될 것 같지 않은)을 산출하는지 점검도 받지 않으면서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이익 집단-연구소에 판매할 목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사람들이 포함된ㅡ의 지원을 받는 과학 기관의 힘과 위세가 효과적인 법률적 제제를 만들려는 노력을 충분히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41
이러한 지적이 적절하다면 우리는 실험자들이 동물 사용을 정당화할 정도로 실험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울 경우 항상 다음과 같은질문을 해보아야 한다. "사용하고자 하는 동물들의 지적 수준과 유사한수준의 뇌 장애가 있는 인간을 사용할 용의가 있는가?" 나는 이 장에서서술한 실험들을 뇌장애가 있는 인간에게 행하라고 진지하게 요구할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간혹 몇몇 의학 실험이 본인들의 동의 없이인간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던 경우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한 사례에서는 공공시설에 수용되어 있던 지적인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간염을유발했다. 인간에게 유해한 이러한 실험들이 시행되었다는 사실이밝혀지면, 사람들은 대개 실험자들에게 거세게 항의를 하며, 이러한 항의는 정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실험들은 지식 증진을 구실로 모든 것을 정당화하려는 연구자의 오만함을 보여 주는 또하나의 사례이다. 그런데 만약 실험자들이 동물에게 고통을 야기하는것을 정당화할 만큼 실험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면, 동일한 지적 수준에 있는 인간에게 고통을 야기하는 실험에도 동일한 주장을 제기할 수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안 된다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양자 간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인가? 한쪽은 우리 종의 구성원이고, 다른 한쪽은 아니라는 단지 그 이유 때문인가? 하지만 그와 같은 차이에호소한다는 것은 인종차별주의나 다른 형태의 임의적인 차별과 마찬가지로, 옹호될 수 없는 편견을 드러내는것이다. - P153
어떤 경우라도 동물 실험이 우리에게 혜택을 주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방법을 통해 동물실험의 정당성에 관한 윤리적 질문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와 같은 혜택이 있다는 증거가 아무리 명백해도 이는마찬가지다. 이익 동등 고려라는 윤리적 원리에 입각해서 생각해 볼때, 지식을 획득하는 몇 가지 수단들은 배제시켜야 한다. 지식을 추구할 권리에 신성함을 부여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이미 우리는 과학 연구에 관한 많은 제한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과학자들이 사람들의 동의없이 그들에 대한 고통스런, 또는 치명적인 실험을 수행할 일반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와 같은 실험을 통해 다른 어떤 방법보다 훨씬 신속하게 지식이 발전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생기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는 실험에 관한 기존의 제한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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